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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수버네이드 광고로 ‘뭇매’ 맞은 내막

제약회사가 식품을 치매 치료제인 양 광고?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1/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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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특수 의료용도 식품 ‘수버네이드’ 판매하며 의약품처럼 광고
바른의료연구소, “마케팅 진행하며 약사들 의료행위 부추겼다”

 

▲ 2018년 말 매출 기준으로 국내 제약회사 순위 13위에 올라 있는 한독이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아서 선보인 ‘수버네이드’란 수입 제품 때문에 신년벽두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한독 사옥 모습.  <사진출처=한독 홈페이지>   

 

1954년 설립된 제약기업 한독이 의료용 식품을 마치 치매예방 효과가 있는 의약품처럼 광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2018년 말 매출 기준으로 국내 제약회사 순위 13위에 올라 있는 한독이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아서 선보인 ‘수버네이드’란 수입 제품 때문에 구설에 오른 것.


‘수버네이드’는 경도 인지장애나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특수 의료용도 식품으로, 하루에 한 병씩 마시면 되는 바닐라 맛 드링크.


그런데 한독은 이 제품을 수입하여 4병을 1세트로 2만9900원에 판매하면서 임상시험에서 치매 예방 효능이 입증된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해 논란을 불렀다. ‘약국 내 치매상담의 새로운 해법’이라는 카피를 내세우며 약국에서 원스톱으로 치매 상담 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알린 것. 게다가 일부 광고에서는 치매와 영양섭취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치매 예방이 가능한 제품’인 양 띄우기까지 했다.

 

▲ 한독 ‘수버네이드’ 제품.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의료계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신경과 전문의가 국민신문고에 환자들이 ‘수버네이드’를 치매 치료제로 오해하고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올림으로써 공론화가 되기 시작했고, ‘수버네이드’ 광고에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독은 지난해 10월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의약품 오인 광고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광고를 잠깐 내렸지만, 두 달 뒤인 12월 같은 광고를 재차 내보냈다.


사정이 이쯤 되자 의사들의 단체인 바른의료연구소가 총대를 메고 한독이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앞세워 ‘수버네이드’ 광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수버네이드’는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심사 없이 수입·제조 업자의 신고만으로 시판 가능한 특수 의료용도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치매예방 효능이 입증된 의약품인 것처럼 하는 광고는 문제가 있다는 것.
아울러 한독이 수버네이드 마케팅을 진행하며 약사들의 의료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바른의료연구소는 1월7일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한독의 수버네이드 광고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독이 ‘수버네이드’ 광고를 하면서 ‘약국 내 치매 상담의 새로운 해법: 치매와 약국’이란 홍보물을 제작해 치매 관리를 위한 약국 역할을 강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해당 홍보물에는 “약국이 치매관리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약사들은 치매에 대한 이해, 역량을 이미 갖고 있는 전문 인력으로, 치매 관련 상담 또는 가족지원 상담이 가능하다”고 표기돼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약력 및 위험인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약국이 치매 조기 발견에 강점을 보일 수 있다”고 적시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법에는 약사의 문진과 진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약국에서 약사가 치매 상담을 하는 내용으로 광고를 하는 것은 약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독이 조장·교사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의료법 제27조에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바른의료연구소는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이와 관련한 민원도 제기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의료광고 주체가 될 수 없는 자가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것은 의료법 제56조제1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사료된다”는 회신을 바른연구소에 보냈다. ‘수버네이드’의 광고에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의약품이 아닌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해석을 내린 것. 다만 보건복지부는 “최종 위법?적법 여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회신을 받은 바른의료연구소는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들이 수버네이드에 치매예방 효능이 있다고 믿고 의지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번 복지부 회신 내용을 근거로 관할 지자체에 엄격한 처분을 요청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오인광고 여부에 대한 민원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수버네이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일각에서는 허가와 관련한 특혜 및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로 번져가자 한독 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진행한 약사 대상 프로그램은 광고가 아닌 수버네이드가 판매되고 있는 약국의 약사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제품 소개서로 현재 종료된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치매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으라고 안내하고 있으며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 중앙치매센터에서 개발한 치매체크 어플을 소개했다.”


이 치매체크 어플은 일반인도 가정에서 쉽게 간이 치매 테스트를 할 수 있게 구성됐다. 약국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어플을 소개하고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가 있을 경우 병원 방문을 안내하는 것은 정부 치매사업에서 권장하는 사항이다.


아울러 한독은 ’수버네이드’와 관련한 의료법 위반 논란에 대해 “약사를 치매 진단 및 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인 것처럼 광고한 것이 아니다”면서 “의심 환자가 있으면 의사에게 안내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바른의료연구소는 ‘수버네이드’의 의약품 오인광고 여부에 대해서도 “식약처에 민원을 재차 신청했으며, 앞으로도 ‘수버네이드’ 불법 광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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