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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회공헌’ 강조한 내막

미래 위한 큰 그림…“동반성장 선물 보따리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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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10 [19:23]

삼성전자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세계 초일류 기업다운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3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앞길은 무조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이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이와함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 상황으로 인해 찾아왔던 신뢰 하락 문제 해결도 직면한 상태다.


영업이익 78% 차지하는 반도체…2분기 또 사상 최대
2분기 시설투자비로 8조원을 집행…하반기 투자 증대
5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계획…사회공헌 사업 발표
종합계획에 ‘이재용의 사회적 가치 경영철학’ 담길 듯

 

▲ 세계 초일류 기업을 이끄는 사회적 공헌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상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부터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타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집중현상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4조869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월3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670억원보다 5.7% 늘었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 1분기 15조6420억원보다 4.9% 줄어든 성적이다.


7분기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1분기까지 6분기째 이어졌던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도 멈췄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61조6억원보다 4.1% 줄어든 58조4827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째 이어졌던 60조원대 매출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7월6일 발표한 잠정실적보다 매출은 4827억원, 영업이익은 690억원 각각 늘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2분기 실적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기류다. 반도체 실적을 발판으로 하반기 실적 신기록 행진에 다시 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분위기가 지난해와 같지 않다.


상반기 영업이익 30조원 첫 돌파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더 이상의 반도체 쏠림현상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1조61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8.1%에 달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의 삼두마차 체제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내부적으론 적어도 내년까지 시장 강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한 부문이 지나치게 독주하는 것은 경영상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스마트폰(IT·모바일) 부문에선 영업이익이 2조67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4조600억원보다 30% 이상 줄었다. 갤럭시S9을 포함해 전략 스마트폰 판매가 목표치에 못 미친 데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탓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7800만대, 이중 스마트폰 비중이 90% 초반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엔 신제품 출시와 성수기 효과를 발판 삼아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지만 문제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 감소한 3억6000만대를 기록했다.


TV·생활가전 시장 상황도 중장기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지만 사업 자체의 성장성이 예전만 못하다.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 매출 10조4000억원, 영업이익 51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이 최근 5년 가운데 최저치다.


삼성전자 안팎에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게 이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지난 20년 가까이 스마트폰과 반도체로 성장했듯 앞으로의 20년을 이끌 신무기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단기적으로 올 하반기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하다. 반도체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1400억원으로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이 ‘큰손’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를 적잖게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호재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3, 4분기에 각각 15조~1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4조~67조원으로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5754억원·영업이익 53조6450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 7월9일 문재인 대통령의 삼성 인도공장 방문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보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업의 중장기 불확실성을 두고 이 부회장이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종합계획에도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길 예정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사진출처=삼성전자>

 

경영 공백 메우기


이처럼 이재용 회장의 타개책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지난 8월5일로 항소심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만 6개월을 맞았다.


대법원 선고를 앞둔 데다 삼성을 둘러싼 여러 악재와 논란이 이어지면서 아직 국내에서는 공식 일정에 나서지 않은 채 ‘로우키’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해 ‘공백 메우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치소에서 풀려난 이후 잇따라 해외 출장길에 올라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면서 새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일단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먹거리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설비 투자에 자그마치 16조600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하반기에 있을 투자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엔 경기도 평택 반도체공장에 약 30조원 규모로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시설투자비로 8조원을 집행했다”며 “사업별로는 반도체 6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상반기 총 투자 금액(16조60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은 1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사업은 1조9000억원이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만 1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된 셈이다. DS 부문을 제외하고 모바일(IM), 가전(CE) 사업엔 약 8000억원 가량이 집행됐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은 다른 사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장비 등 시설 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봐도 설비투자 금액이 편중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최근 불거진 가격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역대 최고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썼다.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 분기 73.8%에서 2분기 78%로 상승했다.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평택 EUV 전용 공장을 비롯해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력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업계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이보다 더 많은 투자금액을 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새로 짓기로 한 반도체 2라인에만 3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 금액은 지난해 전사 시설투자 규모인 43조원을 거뜬히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이슈 등 ‘내환’이 이어지고 있고 미중 통상 전쟁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외풍’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은 험로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G2’ 간 통상전쟁의 유탄이 날아들고 있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따른 기술격차 축소와 공급 확대 전망 등은 분명한 악재다.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들을 겨냥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의 ‘압박’이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정부의 재벌개혁 드라이브도 ‘진행형’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초 인도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정부가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성과 창출을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면서 대기업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은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상생투자


8월6일 이 부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기류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와의 만남을 앞두고 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계획을 내놓았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인력 양성 등을 도와 경쟁력을 키워주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역대 최대 수준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 지원 계획을 김 부총리의 방문 시점에 맞춰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31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연간 100억원 씩 총 500억원 규모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자금을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측은 “당사와의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제조현장 혁신, 환경안전 개선, 운영시스템 구축, 자동화 등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자금은 삼성전자의 500억원 출연금에 중소벤처기업부의 매칭금 500억원을 더해 총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이와는 별도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대상 기업에 대한 판로 개척과 인력 양성, 신기술 접목 등의 지원을 위해 5년간 100억원(연간 20억원)의 지원금을 출연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대외 기부금 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결정하고, 공시 등으로 대외에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8월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을 시사한 적이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날 공시 내용을 포함해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와 동반성장 지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사회공헌 사업과 협력사 상생 방안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부분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 정경유착 관행으로 훼손된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올해 하반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IT 기업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난제’를 풀어가기 위해 이 부회장이 전방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중재안’과 ‘노동조합’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신뢰회복 노력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변화는 최근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직업병 분쟁과 노조 문제 등 사회적 논쟁이 첨예한 사안에서 이 부회장은 예상을 깬 ‘정공법’으로 사회적 가치를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종합계획에도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길 예정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앞서 지난 7월24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한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하면서 10년 이상 끌어온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재계에서는 구체적인 중재안이 나오기도 전에 삼성전자가 ‘무조건 수용’에 합의한 것은 삼성그룹의 기존 문화에 비춰 보면 파격적이라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적인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삼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노조에 가입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한 것도 ‘이재용식 삼성’이 보여준 전향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노조는 절대 안된다’는 선대 회장의 지론에서 벗어나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며 전격적으로 노조를 받아들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이 심화하면서 오래된 이슈는 매듭짓고 가자는 내부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 정도 사회적 합의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양보하고 적극 수용하자는 입장으로 선회해 사회와 소통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삼성의 변화는 해묵은 분쟁을 과감히 해결하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작년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좋은 환경에서 자라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다”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조만간 내놓을 투자와 고용, 사회공헌 방안의 종합 청사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대대적인 투자 및 고용, 사회공헌 종합계획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나눔이나 상생경영을 꾸준히 해왔지만 특검이나 백혈병, 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각종 악재에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회공헌활동도 좀 더 생각을 달리하고 혁신해야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발표할 사회공헌 활동은 고용과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줄 ‘청년교육’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 뿐만 아니라 코딩 등 소프트웨어 교육이나 기초 경영교육과 같은 전반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이 부회장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드림클래스’ 등 교육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 채용’등 꼭 필요한 채용은 아니더라도 사회공헌 측면에서 고용유발에 보탬에 될 프로그램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은 이런 종합 계획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연결돼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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