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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대출 업자가 말하는 작업대출 요지경 세계

"저신용자도 무직자도 OK!" 재직증명서 등 서류 가짜로 꾸며 은행대출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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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2014-01-09


남의 이름으로 대출받은 뒤 그 돈 가로채고 잠적...신청자는 엉뚱한 '빚누명'
'작업대출' 500만원 받았다가 수렁에 빠져들어...돈 급한 사람들 뒤통수 치기
▲ 이 시대 최고의 맛!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돈의 맛' 한 장면.    
 
신용등급 7등급인 이모씨는 최근 한 포털사이트를 통해 대출을 알선 받았다. 무직자에 높은 신용등급이 아니었던 이씨는 “재직증명서 등 대출서류를 가짜로 꾸며 은행 대출을 해 주겠다”는 알선업자의 말을 믿고 500만 원 대출을 부탁했다. 이 업자는 이씨 이름으로 된 가짜 서류로 대출을 받아 대출금 전부를 가로챈 뒤 잠적했고 서 씨는 대출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 같은 수법의 일명 ‘작업대출’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작업 대출은 특히 연말이나 연초 등 서민들이 돈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더 기승을 부린다. <사건의 내막>은 이와 관련 실제 ‘작업대출’을 하는 업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이상호 기자 
지난 6일 본지 기자는 작업대출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한 포털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무직자이며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작업대출을 원한다”는 질문에 수많은 업자들이 답글을 달았다. 그 중 실제 휴대폰 번호를 남긴 이들 몇몇과 통화를 시도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직자이기 때문에 재직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며, 그 직장에서 급여를 받는 것과 같이 꾸며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평균 30~55%였다. 그리고 기자는 수차례 통화 끝에 수수료 30%를 원하는 작업대출 업자와 만남을 갖기로 했다.
다음날 오전 한 커피숖에서 작업대출 업자 조모씨를 만날 수 있었다. 먼저 기자는 “대출이 아니라 취재 목적이다”며 조씨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조씨 역시 “나도 업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작업대출을 해주겠다면서 약속을 잡았던 조씨가 “업자가 아니”라고 밝힌 까닭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 대출이 아니라 취재 목적이라서 발뺌을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그는 ‘업자’가 아니었다. 조씨에 따르면 자신은 ‘토스’, 즉 인터넷 등에서 작업대출을 하려는 사람들을 업자에게 소개시켜주는 일을 한다. 이 일을 통해 수수료 30% 중 10%가 조씨의 몫인 것. 먼저 작업대출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그에 따르면 이 작업대출은 사실상 한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재직을 잡아주는 사람, 통장을 만들어주는 사람, 그리고 조씨와 같이 홍보를 맡는 사람 등으로 나뉜다.
먼저 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조씨와 같은 홍보책에게 연락이 오면, 조씨는 이 사람의 정보를 통장 만드는 사람에게 넘긴다. 그리고 대출자의 지역과 나이에 맞춰 재직을 잡게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간다. 예를들어 이들은 A라는 사람이 전북 김제에 산다고 하면, 그 지역의 영세기업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대출 관련해 재직전화를 한 통 받아달라. 그러면 수수료를 주겠다’고 요청한다. 기업이 통장업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대출은 진행은 시작된다.
먼저 통장업자가 홍보업자에게 받은 대출자 정보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재직통장 즉 기업에서 급여를 받은 것과 같이 통장을 만들어낸다. 보통 은행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등이 삼개월치 급여내역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후 대출을 진행하면서 평균 15곳 이상의 대부업체에 통장내역과 대출자의 개인정보를 보낸다. 이후 대출이 진행되면 홍보업자는 대출자에게 수수료명목으로 30%를 받고, 이중 20%를 통장업자에게 보낸다. 그리고 통장업자는 다시 수수료의 5~10%를 재직확인을 해준 업체에게 보내는 것.
조씨에 따르면 이들 사이의 관계는 철저하게 돈으로 묶여 있다고 한다. 가장 속이기 쉬운 것은 바로 홍보업자. 홍보업자는 통장업자가 대출을 진행하면서 대출자에게 “대출이 안되었다고 홍보업자에게 말하면 수수료가 5% 감면된다. 홍보업자에게 가는 비용을 빼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대출자들은 통장업자의 말을 듣고 대출이 진행되었어도 안되었다고 홍보업자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홍보업자는 자신의 몫인 10%를 받지 못하고, 대출자는 통장업자에게 대출금의 25%를 송금한다. 그러면 통장업자는 15~20%의 수수료를 받게되고, 나머지는 재직업자에게 송금한다.
결국 작업대출의 세계에서 사기를 당하기 제일 쉬운 것이 바로 홍보업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기를 당하면서도 홍보업자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늘어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조씨는 이와 관련해 “홍보업자 대부분이 신용불량이거나 채무불이행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홍보업자 대부분은 여러 금융기관에 고금리 이자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즉 홍보업자들도 신용불량자나 채무불이행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늘어놓은 조씨 역시 사금융에서 4천이상의 빚이 있는 상태였다. 무직자였던 그도 작업대출을 받았고, 채무가 늘어나자 이 세계(?)로 뛰어든 것이다. 
 
다음은 조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작업대출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인가?
작업대출의 시작은 보통 홍보에서 이뤄진다. 파트는 크게는 두 부류, 세세하게는 세 부류로 나뉜다. 먼저 나 같이 홍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홍보글을 올리기도 하고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면서 홍보를 한다. 이렇게 해서 고객들이 전화가 오면 신용정보 열람을 할 수 있는 사이트에 가입을 시킨다. 그리고 이 열람을 통해 대출 가능여부를 판단한다. 열람 후 대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 정보를 통장업자에게 넘긴다. 우리가 통장업자에게 넘기는 고객 대부분은 무직자가 많다. 여기서부터 통장업자의 일이 시작된다. 통장업자는 고객이 사는 지역 근처의 영세사업장에 돈을 주고 재직확인을 부탁한다.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이 재직확인하는 방법은 전화이기 때문에 이들은 전화를 받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통장업자는 고객의 정보를 가지고 급여분 삼개월치의 통장 내역을 만들어낸다. 그 통장 내역에는 통장업자가 섭외한 회사의 급여 내역을 찍고, 인터넷 등을 통해 근처 커피숖, 식당 등에서 카드 계산을 한 내용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고객의 등본, 초본, 통장업자가 만든 통장거래내역 삼개월치를 대부업체에 보낸다. 이후 대부업체가 고객에게 심사전화를 건다. 이때 고객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장업자가 섭외한 회사의 이름, 전화번호, 대표자 이름 등을 외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일은 통장업자와 재직을 확인해주는 업체, 고객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이렇게 진행되고 난 후 대출금이 입금되면 고객은 내게, 혹은 통장업자에게 수수료로 30%를 입금한다. 그리고 내가 10%, 통장업자가 10~15%, 재직업체가 10~15를 가져가는 것이다.
 
작업대출은 엄연한 불법이다. 이 일을 하면서 문제가 생긴 적이 없나?
물론 있다. 작업대출은 아까 말한 것과 같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져야 좋다. 문제는 이 유기적이어야만 하는 관계가 문제가 발생하면 다 끝난다는 것이다. 통장업자는 대부분 대포폰을 사용한다. 나 같은 홍보업자도 대포폰을 사용하지만, 홍보업자 대부분은 고객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대출자가 작업대출 이후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될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대출회사는 연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제일 먼저 재직 유무를 확인한다. 이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재직확인 업체는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해 회사로 전화가 오면 퇴사했다고 말해버린다. 근데 이정도면 양호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재직확인 업체는 대출자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돈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대출회사에서 ‘작업대출이었구나’라고 생각한다. 이후 채무자에게 추궁이 들어간다. 채무자는 결국 궁지에 몰리게 되고 가장 일선에 있던 나 같은 홍보업자에게 연락이 온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통장업자는 잠수를 탄다. 재직업체는 나 몰라라 한다. 결국 대출자와 통화를 했던 것도 홍보업자, 문자를 주고 받은 것도 홍보업자다.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대부분 홍보업자들이 책임을 지게 된다. 실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모씨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혼자서는 대출이 불가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보증인을 소개해 줬다. 통장업자가 내게 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다. 거짓말 내용은 별거 아니었다. 한씨에게 대출금의 50%를 보증인에게 줘야 한다는 내용을 말하라는 것이었고, 보증인에게는 대출금의 10%를 주는 대신, 한씨가 3개월 뒤에 햇살론 등으로 갈아타기를 할 거란 거짓말이었다. 한씨는 물론 그럴 의사가 없었다. 결국 이 대출은 3천만원이 진행되었다. 여기서 보증인은 300만원을 가져갔다. 나와 통장업자는 1200만원을 챙겼다. 막상 대출을 받은 한씨는 1500만원만을 가져간 것이다. 문제가 생긴 것은 삼개월 뒤였다. 높은 이자와 원금을 막지 못한 한씨가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이다. 보증인 제도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보증인이 모든 채무를 떠안게 된다. 이것이 문제가 되어 결국 보증인이 내게 항의를 해왔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난감했다. 다행이도 보증인 역시 채무가 많아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잘 마무리 되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까닭은 업자 자체가 채무불이행이 많기 때문이다. 웃기는 말이지만 대출을 알선하고, 관련해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돈은 못갚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28세에 처음 오백만원 대출을 받았다.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무직자는 대출이 되지 않았다. 결국 나 역시 작업대출로 대출을 진행했고, 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 대출이 진행되면서 나는 돈이 더욱 필요한 상황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어떤 용도였는지는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는 없다.
아무튼 돈이 더 필요해서 대출을 알아봤을때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처음 대출을 받을 당시 대출업자들이 내 서류를 무분별하게 여러 사금융, 저축은행, 캐피탈에 넣어놓은 것이다. 이른바 과다조회가 걸린것이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작업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늘고 늘어난 것이 4천만원 까지 되었다. 이렇게 여러번 작업대출을 받다가 보니 수수료 30~40%씩 받고 일하는 저들이 얼마나 벌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게 작업대출을 해주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 일을 현재 2년 가까이 하고 있는데, 홍보업자의 대부분이 나 같은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처지 뿐만 아니라 왜 이런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관한한 내용도 거의 똑같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곳에서도 빚을 갚고 있는 것은 사실상 아니다. 사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나 같은 홍보업자는 대출자의 개인정보를 통장업자에게 넘긴다. 거기에는 대출자의 휴대폰 번호도 포함되어 있다. 이 중간에 통장업자가 대출자에게 “수수료를 25%만 받을 테니 홍보업자에게는 대출이 부결되었다고 말하라. 이렇게 해야 고객님도 좋은 것 아니냐”고 말을 한다. 돈이 급해 작업대출까지 받는 사람에게 5%는 큰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내 몫의 10%는 날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받지 못한것이 10%이지만 통장업자가 챙겨간 것은 추가 5%이다. 결국 이런식의 불신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불신이 생겨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나름의 목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천만원의 작업대출이 이뤄져 정상적인 수수료 정산이 이뤄졌다면 내게 100만원이 생긴다. 이렇게 한번에 목돈을 번다는 생각이 이 일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문제는 사실상 연봉으로 이를 따져 봤을때 그리 큰 돈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인식하기에는 쉽지 않다.
작업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또한 이 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취업은 어렵고 물가는 오르기 때문에 당분간 작업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은행이나 이런곳은 심사가 까다롭고 부결도 잘난다. 하지만 티브이를 보면 단박대출, 3분대출 등 여러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나. 이런 것에 노출된 젊은이들이 작업대출을 많이 의뢰한다. 그 용도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최근 일년 사이에 작업대출을 의뢰하는 연령대가 40대에서 20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끔 우리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복지가 잘 되면 우리 같은 업자들은 망할 것이라고 농담삼아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게 되면 나 같은 사람도 안생기고, 나 같은 사람이 작업대출의 세계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이 너무 빡빡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술먹고 사회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4천만원의 빚을 떠 안고 작업대출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조씨. 과연 그는 얼마나 많은 빚을 갚았을까? 그는 이와 관련해 “거의 갚지 못했다”고 말한다. 조씨는 “사실상 인센티브 영업직과 마찬가지다. 또한 들쭉날쭉한 수입이고, 고수익도 아니다. 한달에 두세건을 한다 치더라도 실질적으로 버는 돈은 150 안팎이다. 생활비와 활동비 명목으로 대부분이 나가게 된다. 재미있는 일이지만 통장업자에게 가끔 접대도 해야한다. 그래야지 중간에 앞서 말한대로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재 조씨는 빚 해결을 위해 서울의 한 담보대출전문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놓은 상태다. 그는 “대출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이것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어가는데 불법적인 작업대출을 계속 진행할 수도 없지 않나. 이런 이유로 최근 정식대부업체에 이력서를 넣어놓은 상황이다. 급여제이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좀 더 계획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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