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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교도소행, 박근혜의 운명은?

법꾸라지의 몰락…이제 박근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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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28 [10:37]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실형이 확정되며 법의 심판을 받았다. 수 년전부터 각종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섰으나,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해가던 그도 특검과 검찰의 집요한 수사망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우 전 수석은 전혀 반성하는 기색없이 “표적수사”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에게 2년 6개월동안의 교도소행을 선택했다. 이같은 우 전 수석에게도 형이 선고되면서 이제 남은 사람은 꼭지점 ‘박근혜 전 대통령’ 단 한사람이 됐다.

 


 

정권의 실세 우병우 ‘실형’…반성없이 표적수사 주장

몰락한 천재 검사…기세등등했지만 추악했던 靑행각

줄줄이 실형 선고 받아 몰락의 길 걷는 朴의 사람들

이제 남은 사람은 박근혜…최순실 보다 중형 예상돼

 

▲ 국정농단 사건우로 구속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1심에서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상문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월29일 최후진술에서 자신을 향한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가 표적수사라고 주장했다. 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자신을 향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법원은 “민정수석으로서 직무를 저버려 국가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그의 책임을 추궁했다.

    

실형받은 법꾸라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지난 2월22일 우 전 수석의 혐의 9개 중 4개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남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선고를 듣는 20여분동안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재판부가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할 때도 입을 굳게 다문 채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늦어도 2016년 7월쯤에는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국정농단 비위행위를 충분히 파악했다고 봤다. 당시 민정수석실이 미르·K스포츠 재단 임직원들 세평을 수집한 사실,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회의 내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진상을 파악하거나 감찰에 착수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개입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최씨 개인문제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법적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직무방임 행위로 국가적 혼란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한 혐의도 꾸짖었다.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을 통해 특별감찰관실 파견 경찰관을 내사하게 하고, 특감실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감찰 가능성을 거론했던 사실 등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민정수석으로서 지위와 위세를 이용해 노골적으로 감찰을 방해했다”며 “피고인 범행으로 인해 특감실은 제대로 된 감찰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좌편향됐다는 이유로 CJ E&M을 검찰에 고발하라고 공정거래위원회를 압박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CJ E&M에 대한 청와대의 부정적인 인식을 피고인이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면서도 “특정 기업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부당한 의도로 직권을 남용한 전례 없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세월호 수사 외압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는 국회 고발 절차가 적법하지 않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대진 1차장 검사의 진술 등을 언급하며 “증언 내용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고와는 별도로 우 전 수석은 추가로 1심 재판을 받아야 한다. 검찰은 국가정보원 조직을 동원해 공무원·민간인 불법사찰을 하도록 하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로 우 전 수석을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했다. 국정농단 핵심 연루자 중 마지막 구속이었다.

    

천재의 몰락

 

이처럼 국정농단에 대한 감찰 직무를 유기한 혐의 등이 인정된 법정에서, 한 때나마 최고 권력의 곁에 머물렀던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노력과 능력, 재력, 운에 관운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우 전 수석이 몰락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불렸던 우 전 수석은 서울대 법대 3학년에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그는 1990년 서울지검 검사로 발령받았다. 역시 23살, 그 해 신임 검사로 임용된 동기 70명 중 최연소였다.

 

일찌감치 그는 검찰 내부에서 ‘워커홀릭형 독종검사’로 통했다. 20대 중반인 1993년 경주대경기전문대 이사장이었던 김일윤 전 의원을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한 것을 비롯해 거침 없는 수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와 함께 일했던 후배들은 “배운 게 많았지만, 다시 떠올리기 싫은 시절”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우 전 수석이 죽음으로 내몬 데 일조한 노무현 대통령 시절, 그는 법무부와 경제부처 파견에 서울지검까지 노른자위 보직을 꿰차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검사 경력 만 20년이 되던 해 우 전 수석은 검사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대검찰청 중수1과장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노무현 수사 검사’라는 평생의 꼬리표를 얻는다. 당시 변호인 자격으로 동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라며 직접 조사에 나섰던 그를 회고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고도 전해진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우 전 수석의 검사 인생도 막을 내린 듯 보였지만, 그는 김준규 검찰총장 시절 총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영전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사법연수원 19기 동기 중에서도 선두그룹을 내내 유지했던 그는 검사장 승진에서 밀리자 2013년 5월 검찰을 떠났다. 이명박 정부에서 ‘노무현 수사 검사’ 꼬리표를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1년 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돼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한다. 8개월만에 민정수석이 되면서 우병우 ‘사단’을 거느리는 등 검사장 부럽지 않은 권세를 누리게 된다. 검찰과 국정원, 국세청까지 사정기관을 손 안에 넣은 뒤 ‘리틀 김기춘’이라는 꼬리표도 새로 달았다.

 

더 이상 재기를 엿보지 못할 내리막 길은 여기서부터다. 국정농단이 이슈화된 박근혜정부 말기만 하더라도 우 전 수석은 각종 의혹에도 기세가 등등했다. 우 전 수석은 넥슨과의 강남역 인근 땅 고가 거래 의혹,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 등 개인 비리 의혹과 국정농단 개입 혐의로 2016년 가을부터 세 개 검찰팀으로부터 차례로 수사를 받았다. 수사 검사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 소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끈질기게 이어졌다. 총 다섯 번 검찰과 특별검사팀에 소환됐고, 세 번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민간인 등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우 전 수석이 최후 진술에서 “누가 봐도 표적수사로 과거 (노 전 대통령 주임)검사로서 처리한 사건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이 정도가 되면 일각에서 ‘표적수사’에 대한 얘기가 나올 법도 하지만,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별 얘기가 없다. 심지어 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 대통령을 두고 “노무현 정부에서 우병우 역할을 했다”고 말할 정도로,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의 여러 상징 중 하나가 돼있다.

 

그만큼 박근혜정권 청와대에서 그의 권세는 대단했다. 재력가 장인이라는 뒷배에 내리막길에서도 잇따라 재기해왔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 보인다. “일말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로 변명으로 일관하고 반성하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지적을 보면, 우 전 수석은 아직 상황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더욱이 이날 1심 선고가 나온 혐의와 별개로 그가 민간인과 공직자를 불법 사찰한 혐의 재판은 이제 막 시작돼 가시밭길은 아직 더 남아 있다. 무혐의 결론이 났던 우 전 수석 처가 강남땅 거래 의혹 등도 검찰이 지난해 11월 재수사에 착수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보다 높은 중형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줄줄이 실형

 

이처럼 우병우 전 수석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국정농단 핵심 부역자들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아직 선고를 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전원이 실형을 선고받은 셈이 됐다.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으로 불린 최순실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 추징금 73억원을 받았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 가운데 최고 형량이다.

 

여기에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자대학교 입학·학사비리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을 당시 최씨 측은 “옥사하라는 이야기냐”며 반발했다.

 

1심과 2심에서 엇갈린 판결로 운명이 뒤바뀐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두 번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끝에 구속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 묵시적 청탁과 대부분의 혐의가 탄핵되면서 뇌물액 마저 줄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됐다.

 

반대로 현역 장관이 최초로 구속된 사례로 이름을 올린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2심에서 블랙리스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2년을 받고 다시 법정에서 구속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4년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국정농단 관련사건 가운데 형량이 늘어난 유일한 인물로 기록됐다.

 

그밖에 ▲안종범 징역 6년(1심) ▲차은택·김종 징역 3년(1심) ▲문형표 징역 2년 6개월(1·2심) ▲신동빈·장시호 징역 2년 6개월(1심) ▲최경희·김경희 징역 2년(1·2심) 등도 있다.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1년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된 첫 사례였다.

박 대표의 남편인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고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도 1심 징역 1년, 2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형이 확정됐다.

    

박근혜의 운명은?

 

아직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은 총 22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 뇌물수수·국고 손실, 공무상비밀누설, 업무상 횡령 등이다.

 

이 중 대부분이 최순실 씨와 공동정범 관계에 있다. 최 씨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19개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최 씨 혐의 19개 중 12개가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해 둘의 공모 관계를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최 씨보다 더 무거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공무원인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법은 공직 부패에 대한 책임을 뇌물을 건넨 사람보다 받은 사람에게 무겁게 지운다. 또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함께 뇌물을 받은 경우 공무원에 대한 비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최 씨에 대한 뇌물수수액만 총 232억원이다.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1억원 이상 뇌물을 받을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이 적용돼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 가능하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5억원 이상 받은 경우 징역 9~12년을 규정하고 있는데 뇌물액이 커 더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맡은 재판부가 최 씨 1심 재판부와 같다는 점도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같은 만큼 같은 쟁점을 두고 달리 파악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최 씨에게 인정된 강요, 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등 혐의 사실관계가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수많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은 1심에서 징역 30년에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해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으로 파면됐고, 같은달 31일 구속돼 현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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