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재인 대통령 ‘첫번째 죽을고비’ 재보선

개혁vs보수 이념전쟁..文 국정동력 사수하라

크게 작게

김범준 기자 2018-02-09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계산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방선거의 승패만큼이나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승리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월 중순 기준 6곳의 재보선이 확정되었고, 향후 지방선거에 현역의원이 출마한다면 빈자리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의석수가 4석밖에 차이나지 않으면서 재보선에서 참패라도 한다면 원내 1당을 자한당에게 내줄 수 도 있는 그림이 됐다. 만약 자한당이 대승을 거둔다면, 지방선거 후에 있을 하반기 국회의장 선출은 물론, 상임위 구성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 국정동력을 이어가야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치명타가 된다. 결국 임기 전반기 문재인 정부의 운명은 재보선에 담긴 것과 다름없게 됐다.

 


 

넓어지는 재보선 싸움터…10석 이상으로 넓어질 듯

중요한 원내 1당…국정동력 강화하려는 文은 간절

치열해지는 금배지 경쟁…‘DJ 아들’ 김홍걸도 출마?

‘개혁vs보수’ 박빙의 의석구도…‘재보선’으로 역전?

 

▲ 문재인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동력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문 기자>

 

국민의당 송기석(광주 서구갑) 전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군) 전 의원이 지난 2월8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이 6곳으로 늘어났다.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는 6월 재보선 지역은 5월14일 최종 확정될 예정으로, 일부 국회의원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데다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한 의원직 사퇴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선거 규모가 미니 총선급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넓어지는 싸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정된 재보선 지역은 서울 노원구병과 송파구을, 부산 해운대구을,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산·신안군, 광주 서구갑 등 6곳으로 서울과 영호남이 고루 분포해 있다.

 

이 가운데 노원구병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사퇴가, 해운대구을은 엘시티(LCT) 관련 금품수수 비리 등에 연루돼 1심에서 중형을 받은 자유한국당 배덕광 전 의원의 사직으로 각각 공석이 됐다.

 

또 송파구을과 울산 북구는 각각 국민의당 최명길 전 의원, 민중당 윤종오 의원의 당선무효형으로 재보선 지역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역의원 지역구도 있어 재보선 지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은 먼저 자유한국당 박찬우(충남 천안시갑) 의원이 사전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상태다.

 

또 같은 당 이군현(경남 통영시·고성군) 의원과 권석창(충북 제천시·단양군) 의원도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현역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도 재보선 판을 키울 한 요인이다.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재보선 지역 확정 시점인 5월14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현재 여야에서 상당수 의원이 광역단체장 도전을 위해 사퇴를 검토 중이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는 박영선 우상호 민병두 전현희 의원, 인천시장에는 박남춘 의원, 경기지사에는 전해철 의원, 충남지사에는 양승조 의원, 충북지사에는 오제세 의원, 대전시장에는 이상민 의원, 전남지사에는 이개호 의원 등이 각각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국당에서도 경북지사 후보를 놓고 김광림 박명재 이철우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여야의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6월 재보선 지역이 전국적으로 10곳 안팎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배지 경쟁

 

재보선 지역이 속속 확정되면서 ‘금배지’를 향한 물밑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노원구병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황창하 지역위원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과 정봉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당에서는 바른정당을 탈당한 뒤 아직 무소속에 머무르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영입설이, 바른정당에서는 이준석 당협위원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송파구을에는 민주당에서 송기호 지역위원장과 최재성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로 진출할 경우 송파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당에서는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 등이, 바른정당에서는 박종진 전 앵커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올라 있다.

 

부산 해운대구을에서는 민주당에서는 윤준호 지역위원장 등이,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울산 북구에서는 민주당의 경우 이상헌 지역위원장과 이경훈 전 현대차 노조 지부장간 경선이 전망되며 한국당에서는 윤두환 박대동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강석구 울산시당 위원장,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 민중당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도 각각 출마를 선언했다.

 

광주 서구갑의 경우 민주당은 박혜자 지역위원장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 등이, 한국당에서는 권애영 전남도의회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평화당을 비롯한 다른 야권에서는 김명진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정용화 고려인마을 후원회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에는 민주당에서는 서삼석 전 군수와 백재욱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한국당에서는 주영순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른 야권에서는 이윤석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호남 지역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의 출마설이 확산되면서 화제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원직을 상실한 박준영 민주평화당 의원의 지역구인 영암·무안·신안이나 아버지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3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금배지’를 달지 못한 김 의장은 그동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출마를 미뤄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최근 민주당 고위직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와 관련해 모종의 의견을 나눈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더욱이 박준영 의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며 6월13일 재선거가 확정됐고, 박 의원의 지역구인 영암·무안·신안에서 김 의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 과정에서 호남의 ‘반 문재인 정서’ 속에서도 자신을 확고하게 지지해 준 김 의장에 대해 정치적 부채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이 출마의지를 밝힌다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고, ‘DJ 정신 계승’을 내세운 민주평화당도 김 의장이 출마한다면 경쟁보다는 후보를 내지 않고 선거연대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목포가 지역구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김 의장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 이번 재보선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사진)의 출마설이 언급되고 있다. <김상문 기자>   

 

필사적 의석사수

 

이처럼 재보궐선거가 10석 가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여야 모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각 당이 내부 경선을 치르기 전이기 때문에,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되면 현역 의원의 줄사퇴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제1당 지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원내 1당은 국회의장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민주당(121명)과 한국당(117명)의 의석차가 4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두 당 모두 선거 기호 1번 사수 내지 확보를 위해 지도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현역의원 출마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 및 재보선의 정당별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종료(5월25일)되는 시점에서 의석수 등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과 개헌 등을 추진하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여권으로서는 의석 수와 국회의장직 모두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지방선거 출마 때문에 현역의원이 직을 사퇴해도 당장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잃고 국회의장직을 내주는 상황에 직면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년마다 실시하는 총선과 지방선거 주기상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은 지방선거를 끝낸 뒤 시작하는 게 정치권의 관행이기 때문이다.

 

앞선 2010년과 2014년에도 지방선거를 끝낸 뒤에야 여야는 각각 18·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들어갔다. 여당에서도 “각 당이 선거모드에 들어간 상황에서 5월에 교섭단체 간 협상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것조차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긍정적으로 판이 돌아간다고는 해도,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어떻게든 1당 지위를 유지해 국회의장직을 반드시 사수해야만 한다. 본회의 개의와 직권상정 등의 권한을 가진 의장직을 야권에 내주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국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게 불 보듯 하다.

 

일단 출마를 저울질하는 의원 측에서는 재보궐이 예정된 지역과 출마가 예상되는 현역의원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어떻게든 1당 지위를 유지해 국회의장직을 사수해야만 한다. 본회의 개의와 직권상정 등의 권한을 가진 의장직을 야권에 내주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국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게 불 보듯 하다.

 

일단 출마를 저울질하는 의원 측에서는 재보궐이 예정된 지역과 출마가 예상되는 현역의원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인천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남춘 의원은 지난 1월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들어 원내 제1당 지위가 흔들려서 현역의원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말이 있다”며 “거듭 밝히지만 제1당 운명은 작게는 10여석, 많게는 20여석으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재·보궐이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당내 의원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차출돼 대구시장에 나가지 않는 이상 재·보궐에서 열세를 보이는 지역은 드물다”며 “일부 정통적 야권 강세 지역에서 판세가 뒤집힐 수는 있어도 대부분은 여당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영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월24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개혁법안과 예산안 등을 잘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출마를 하는 현역 의원과 당 지도부도 이 문제는 정교하게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온도 차를 드러냈다.

    

▲ 원내 1당을 위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문 기자> 

 

野의 이합집산

 

반대로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자연히 원내 1당 지위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둔 각 정당들이 각기 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출마채비를 하고 있는 현역의원들의 자리를 채울 후보자를 찾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상당수가 현역 국회의원인 탓에 상당수가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 의원 가운데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의원은 10여명에 달한다.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 30일 전인 5월14일까지 배지를 반납할 경우 이들이 사퇴한 지역구는 보궐선거 지역구가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현역의원이 사퇴한 재·보궐 지역을 되찾아 오기만 하면 원내 1당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제1당 지위를 잃고 국회의장직을 내주는 상황에 직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방선거 후보자뿐만 아니라 보궐선거 출마 희망자까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의 공천작업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1당을 노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의원들 다잡기에 나섰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전 사퇴하겠다는 분이 있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 당인데 후보들마저 당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보궐선거에서 자칫 다른 당 후보에게 지역구를 뺏길 위험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이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거질 갈등을 어떻게 잡아나가느냐가 큰 숙제다. 각 당의 ‘간판’을 달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희망자들이 통합 이후 공천을 문제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갈등이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탈당파인 민주평화당에게도 재보선은 중요하다. 박준영 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고, 박지원 의원이 전남도지사에 출마한다면 의석이 하나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정의당 또한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회찬·심상정 의원을 차출해야 하지만 이 경우 의석 수가 6석에서 4석으로 줄어들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가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방안에 대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그 기회비용만큼 큰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인가 아닐 것인가를 놓고 아주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개혁 VS 보수

 

이처럼 야권들의 이합집산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면서, 지방선거 및 재보선을 앞두고 어느정도 의석의 안정화가 이뤄졌다. 현재까지는 민주당을 중심으로한 범 개혁세력이 과반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의 국정동력을 지킬 수 있게됐다.

 

일단 노선을 분명히 한 민평당(19석 가정) 출범으로 범개혁·진보진영은 민주당(121석), 정의당(6석), 민중당(1석), 무소속(국회의장 1석)을 합해 148석을 확보한 셈이다. 국회 재적의원(296석)의 딱 절반이지만, 표결에 참여할 수 없는 한국당 의원 2명(구치소 수감)을 제외하면 과반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각 정당들 역시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선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 승패에 따라 향후 정치구도가 뒤바뀔 수 있는 탓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특정 지역에 몰리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기에 민심을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평이다. 이미 재·보선 지역이 된 6곳 역시 서울이 2곳, 영호남에서도 각각 2곳씩 치러진다. 결국 지방선거와 함께 어느 때보다 커진 재·보선으로 선거 열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8-02-0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URL 복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