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재인·시진핑, ‘한반도 4대 평화원칙’ 의미

“양국 간 협력의 길,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크게 작게

김범준 기자 2017-12-22


지난 박근혜 정부 초반부, 한중관계는 그 어느해보다 좋았다. 시진핑 중국주석이 의전상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을 높게 대우하며 정상회담에서에 정성 뿐만아니라, 열병식 등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거의 동급의 위치에서 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이좋은 관계는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지난 정부가 앞뒤 고려하지 않고 조급하게 미국 무기인 사드를 배치함으로서 중국이 대대적인 제재조치를 가하면서다. 중국의 한한령 등의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빠른 관계개선이 필요했지만,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지지부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장기간의 관계개선의 결과, 중국에 국빈방문하게 되었고 문재인·시진핑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리고 중국 측은 관계개선의 신호를 보내왔다.

 


 

시진핑,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책’ 지지 표명해

풀리기 시작한 ‘한한령’…콘텐츠 교류행사 북새통 이뤄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제공=청와대>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한중 양국이 지난 12월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 성명이 아닌 개별 발표를 했으나, 내용을 뜯어보면 대부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평화원칙

 

우리 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회담 결과를 자세히 담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 언론 발표문'을 냈지만 중국 측은 관영 신화통신의 한중 정상회담 기사 내용을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 측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면 중국 측은 포괄적으로 담은 점이 달랐다. 우리 측의 언론 발표문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힌 대목이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의 4대 원칙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한국의 적절한 처리를 희망했고, 문 대통령은 상호 존중 정신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두 정상 발언을 위주로 전하면서도 압축적으로 소화했다. 4대 원칙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의 홈피에는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반드시 지켜갈 것이며 전쟁과 혼란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 중한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공동 이익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진핑 주석이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천명하고 “한국 측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또 우리 측은 언론 발표문에서 두 정상이 양자 직접 대면은 물론 전화통화와 서신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한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통상·사회·문화·인적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양국 간 협력을 정치·외교·안보·정당 간 협력 등의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시 주석이 “중한 양국은 정치 소통을 강화해야 하고 상호 신뢰 기초를 돈독히 해야 하며 고위급 소통이 양국 관계의 중대한 지도적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각급 대화를 강화하고 양국 입법 기구, 정당 간 교류 체계를 잘 사용하며 실무 협력을 심화해 호혜 공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인문 교류를 촉진해야 하고 국민감정을 증진해 양측이 청년·교육·과학·언론·체육·보건·지방 등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 중한 관계에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식통은 “한중 양국이 정상회담 후 각자 발표를 통해 입장을 내놨지만 4대 원칙 합의 등 대부분의 내용이 일맥상통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북새통을 이뤘던 ‘제2회 한국콘텐츠의 날’ 행사장. <사진출처=구글 이미지 검색> 

 

대중관계 호전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대화는 관계 개선의 초석이 된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한국과 중국 간 콘텐츠 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의 파도를 넘어 이르면 내년 초에 한국 드라마·영화의 중국 방영과 한류 스타의 중국 방송 출연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북경비즈니스센터 개관 1주년을 맞아 12월19일 주중 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제2회 한국콘텐츠의 날’을 개최했는데 1000여명에 달하는 한중 콘텐츠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는 지난해 사드 여파 속에서 썰렁했던 제1회 행사 때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북경비즈니스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콘텐츠 관계자들이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실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면서 “특히 올해 행사는 지난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양국 콘텐츠 교류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락균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비즈니스지원본부장도 “이번 한국 콘텐츠의 날을 계기로 한중간 콘텐츠 교류가 활발해질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방송,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참가해 북경비즈니스센터 내 상설전시관에서 중국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쇼케이스 등을 진행했다.

 

KBS와 CJ, 쇼박스 등에는 30여개가 넘는 중국 업체가 상담하겠다고 신청해 일정 재조정할 정도로 중국 측의 관심이 대단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중국 기업들과 상담까지 할 수 있어 마치 영화제 프로젝트 마켓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면서 "예전보다 한중간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KBS 예능 드라마 ‘고백부부’의 제작진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한중 문화산업 교류를 위한 미래 지향적 발전 방향'을 주제로 양국 콘텐츠 전문가들의 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는 한국 콘텐츠 기업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 지원을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됐으며 이 센터 내 상설전시관에는 KBS, 엔씨소프트, 아이코닉스 등 36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한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봉합된 뒤 한중간 문화 교류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면서 “이번 한중 콘텐츠 교류행사 또한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상화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사드 문제가 봉합됐기 때문에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가 중국 방송에 방영되려면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르면 2월 중에 한국 콘텐츠의 중국 방영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penf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12-2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URL 복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