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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부회장, ‘감정 노동자’ 챙긴 이유

CS개념 재정의해 선량한 고객까지 보호...상담원들 만족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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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9-29


‘블랙컨슈머 관리 프로세스’ 만들어 감정노동자 보호 힘써와

상담원들의 업무 안정감이 높아지면서 장기근속으로 이어져

 

▲ 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부회장. <사진=현대캐피탈>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 8월, 정부가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 노동자들이 업무 현장에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정부는 이러한 감정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감정노동에 따른 건강 장해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연내 관련 법안을 만들 계획이다.

 

법 제정과 별도로, 기업들의 자체적인 감정 노동자 보호 프로그램도 앞다퉈 시행되고 있다. 통신부터 유통, 제조업과 금융권까지 다양한 감정노동 관련 보호 정책이 눈에 뜬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SNS를 통해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다.

 

정태영 부회장의 상담원 보호에 대한 생각은 곧 바로 회사 정책으로 이어졌다. ‘손님이 왕이다’란 기존 관념을 깨고 CS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이른바 ‘블랙컨슈머에 대한 단선조치’를 시행해 상담원 보호에 나선 것이다.

 

현대카드는 2012년 2월부터 성희롱, 폭언을 일삼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끓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했다. 또 동일한 고객으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하지 않게끔 ‘블랙컨슈머 관리 프로세스’도 만들었다. 현대카드가 이런 조치를 취한 가장 큰 이유는 콜센터 상담원들이 언어 폭력에 의해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태영 부회장의 의지도 강했다. 현대카드는 CS에 대한 개념도 재정의했다. 진정한 CS란 고객에 대한 태도가 아닌 솔루션으로,  고객이 처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CS의 본질이라 정의를 내렸다.

 

현대카드의 상담원 보호 정책은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을 만나면서 한번 더 보강됐다.

 

지난해 8월, 상담원들이 사전에 자신을 보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 연구를 맡긴 것이다. 현대카드와 곽금주 교수팀은 불만이 발생한 고객들과의 통화내용을 분석하여, 불만상담 대응방안과 함께 성희롱, 욕설 외 상담원의 가족이나 교육수준, 직업을 무시하는 인격모독 유형과 신체상해 혹은 직위 해제를 협박하는 위협 유형에 대해서도 단선조치의 확대가 필요함을 발견했다. 현대카드는 비합리적 태도를 보이는 고객에 대한 응대 원칙을 강화한 ‘엔딩폴리시(Ending Policy)제도를 시행한다. 정태영 부회장은 이러한 제도가 지속되도록, 상담원 보호원칙을 제정하고 본사에 전담팀을 두어 교육과 모니터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 <정태영 부회장은 SNS를 통해 상담원 보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왔다. 사진은 ‘정태영 부회장 공식 페이스북’ 내용. <사진=정태영 페이스북>     © 사건의내막

 

엔딩폴리시 외에도 현대카드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는 상담원이 고객의 폭언과 폭행, 성희롱으로 피해를 입을 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할 수 있는 외부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제보 채널 ‘외부제도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또 회사에서 겪은 각종 업무 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상담/제보 채널 ‘옴부즈인’를 통해 상담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있다.

 

상담원들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 문제도 챙겨준다. 감정노동자들의 고충과 직무 관련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심리상담 전문 프로그램인 ‘마인드플러스’를 운영 하고 있다. 또 업무 중 휴식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수면과 요가 명상을 할 수 있는 직원 쉼터 ‘냅&릴렉스 존’도 운영 중이다. 콜센터에 도입된 캡슐 호텔도 상담원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업무 상 피로도가 높은 상담원들을 위한 전문 수면시설인 ‘캡슐 호텔’을 통해 상담원들은 업무 시간에 스트레스와 건강 관리가 가능해졌다.

 

제도 시행 후, 상담원들의 만족도는 컸다. 현대카드 상담원을 대상으로 설문 결과 53%가 스트레스가 감소했다는 응답을 보였고, 79%가 원할한 상담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상담원들의 업무 안정감이 높아졌고 이는 장기근속으로 이어졌다.

 

고객 응대의 효과성까지 높여졌다. 보호 제도가 활성화되면, 장기간 근무한 고역량 상담원이 늘어났고 이를 통해 상담 품질도 향상돼 고객만족도가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 13개월 이상 근무해 상황 대응력이 뛰어난 고역량 상담원 비중은 성희롱, 욕설 고객 단선 조치 직후인 2012년 39%에서 작년 8월 5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담원 보호를 위해 시행한 제도가 선량한 고객까지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일궈나가고 있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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