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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세일 페스타’ 흥행 부진의 내막

“정부·소비자·업계 모두 관심없는 깜깜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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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9-29


지난 9월28일 개막한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만든 ‘유통활성화’ 행사다. 이 행사는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지속되며, 다양한 업체가 참여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터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은 물론, 업체들의 반응도 미지근 하다. 초장기 연휴로 인해 판매량 자체가 낮은데다가, 참여업체들의 적극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관계자들은 정부의 홍보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기업들도 소비자를 끌어들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아, 여느 국가행사와 마찬가지로 ‘어영부영’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통 활성화와 소비 진작위해 만들어진 ‘코리아세일페스타’

직면한 흥행부진…초장기 연휴·중국 관광객 감소 악재산적

홍보의지 약한 정부…기업들의 참여 적극성도 크게 떨어져

냉랭한 중소업체…“유통업 거치지 않는 판매 창구 필요해”

 

▲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홍보 포스터 중 하나. 하지만 ‘최대의 쇼핑관광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흥행이 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350여개 기업이 참가, 최대 80%의 할인 상품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서비스업체 100개를 포함해 400개사 이상이 참여하는데, 지난해 유통 211개, 제조 93개, 서비스 37개 등 341개사가 참여한 것보다 대폭 늘어난 숫자다. 온라인에선 추석 연휴 직후 패션, 디지털·가전, 뷰티, 리빙 등 4개 품목군을 요일별로 집중 할인하는 ‘사이버 핫 데이즈’가 열린다. 특히 올해 행사엔 유통ㆍ제조 외에 서비스업체의 참가가 크게 늘었다. 정부 지원 예산도 지난해 40억원에서 51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는 현대·기아차·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 3사가 최대 12%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650만원이 넘는 TV도 최대 170만원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419만원의 삼성전자 UHD TV(75인치)는 120만원 할인된 299만원에, 620만원짜리 LG전자 OLED TV(65인치)는 170만원 할인된 450만원에 판매한다. 냉장고, 청소기, 세탁기 등의 생활가전도 대폭 다른 가전도 최대 30%까지 할인하다.

 

백화점도 최대 80%의 할인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식품, 생활, 잡화를 최대 80%, 현대백화점은 의류, 잡화, 식품을 최대 80% 할인하고, 롯데백화점은 패션상품에 대해 최대 70%낮춘 가격에 판매한다.

 

화장품과 의류 등에선 최소 50% 이상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더페이스샵의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슬림핏,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 의류, LF의 닥스·헤지스·질스튜어트 등 의류·악세사리, 형지의 샤트렌·올리비아 하슬러·라젤로 등 가을 신상품, 현대리바트의 테누토 3인 리클라이너소파, 까사미아의 생활소품 및 패브릭 등은 기존 가격 대비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쇼핑축제 기간에는 할인된 살거리와 더불어 볼거리, 놀거리가 함께 제공된다. 광화문광장에 LG전자, 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이 입점된 세계 최초 VR 복합쇼핑몰 체험관을 설치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또 인디밴드의 버스킹 공연, 참여기업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깜짝 경매 이벤트 등이 열리며, 사회적기업과 청년몰 등 11개사의 홍보부스가 마련돼 살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제공된다.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펼쳐진다. 최고급 냉장고와 TV, 노트북, 제주도 왕복항공권과 특급호텔 2박 숙박권, 문화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등의 경품이 1100여명의 이벤트 참여자에게 지급된다.

 

이벤트 참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전통시장, 참여업체 및 국내 문화·관광지 등의 구매 영수증을 이벤트 사이트(www.ksfevent.kr)에 등록하면 된다. 전통시장은 구매영수증 대신 방문인증사진을 올리면 된다.

 

우려되는 흥행부진

 

하지만 쇼핑에 나설 ‘사람’은 적어 좋은 흥행성적표는 불투명해 보인다. 행사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초반부에 최장 열흘 간의 연휴가 끼면서 흥행에 불리한 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연휴기간 동안 많은 내국인들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최대 195만명이 외국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휴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개막 바로 다음날 시작돼 국내서 쇼핑에 적극적으로 나설 사람이 얼마나 많을 지 우려된다”며 “해외로 나가는 인구가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내수는 더욱 부진할 것”으로 봤다.

 

또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올핸 한국을 외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이었던 10월 1~7일 사이 28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에 작년 코리아 세일 페스타 당시 중국인이 64.5%로 가장 높은 면세점 매출 기여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핸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지난 3월에 내려진 방한금지령이 여전히 철회되지 않으면서 ‘요우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선 국경절과 중추절(추석) 기간동안 한국여행은 선호 대상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개최 2회째 만에 흥행 실패 조짐이 나타나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쇼핑 공백 우려도 현실화 되는 모습이었다.

 

앞서 정부는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관련, 가전·휴대폰·의류·화장품·생활용품 등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다양한 할인품목을 대폭 구비하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올해는 유통·제조업체 중심의 상품 할인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숙박·외식 등 서비스업체 참여를 대폭 확대해 국민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고 있는 만족도는 크지 않았다.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냉랭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미흡했던 부분이 보완되기는커녕 되레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요우커가 급감하더라도 타격이 크진 않다”며 “요우커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기 위해 동남아, 중동 등 신흥국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참여기업과 행사가 확대됐다”며 “범 정부차원의 지원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강화됐다”고 말했다.

 

▲ 장기간의 연휴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인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초반 흥행은 실패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구조적 한계 직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합쳐 지난해 처음 개최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쇼핑·관광축제’를 내세웠다. 올해는 지난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아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되레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정작 정부가 시큰둥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정부의 대규모 행사는 계륵이 됐다. 전 정부의 작품을 성황리에 이어갈 수도, 그렇다고 2회 만에 없앨 수도 없다는 고충이 드러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태도는 관련 보도자료 양에서도 확 차이가 난다. 지난해엔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개막 전 한 달 여 간 산업부에서만 열 번에 걸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올해는 절반인 다섯 번뿐이었다.

 

태생적인 한계도 2회 만에 드러났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본떠 만들었다. 이 기간에는 미국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쇼핑하려는 수요가 몰린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이끄는 주력인 제조업체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놓기 때문이다. 300만원짜리 TV를 100만원에 파는 식이다. 직접 만든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구조다.

 

반면에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백화점·대형마트 같은 유통업체 중심이다.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는 가격 할인에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익명을 요구한 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체 입장에선 늘 진행하는 행사 이상의 혜택을 내놓기 어렵다”며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런 요소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아예 발을 빼는 분위기다. 현대·기아,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는 아직까지 참여를 고민 중이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할인행사와 겹친다는 이유다. 유통업체는 최대 80% 할인 혜택을 내걸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식상하다.

 

가전제품처럼 인기가 많은 제품은 할인 대상에서 쏙 빠졌고, 아웃도어 같은 의류나 패션 잡화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8.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당시 진행 중이던 행사 때문이라는 게 자체 평가다.

 

합심해야 할 정부와 업체는 ‘책임 핑퐁’만 하고 있다. 정부는 “업체 좋자고 만든 행사인데 업체 스스로 홍보해야 한다”고 밝힌다.

 

정작 업체는 “정부 눈치 보느라 억지로 참여하는데 정부는 홍보는 안 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만든 것은 말레이시아·태국 등 다른 국가도 이런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 각국이 관광객을 놓고 경쟁하는 입장인데, 전 정부의 작품이라고 방치할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냉랭한 중소업체

 

무엇보다 중소업체들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중소업체 중에는 참여하는 업체가 많지 않고, 홍보도 부족한 탓에 소비심리 상승에 따른 동반 매출 증가 효과가 적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매출 연관성이 낮다고 전했다. 중소 가구 브랜드 관계자는 “그 행사에 참여하거나 따로 프로그램을 가진 게 없다”고 말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관계자도 “다른 백화점, 마트 등에서 일부 기획을 하긴 하는데 우리가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아서 연관이 있는 걸로 보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소비심리를 진작해 내수 활성화를 이끌어 내려는 취지를 가진 행사다. 따라서 이러한 중소업체들이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행사 홍보가 충분히 진행된 상태이고, 같은 업계에 행사 참여기업이 있다면 동반 매출 상승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의 반응은 비관적인 편이었다. 중소 가구 브랜드 관계자는 “회사가 인천인데 서울에선 현수막이나 기타 세일문구들이 많이 비치돼 있는지 몰라도 인천에서는 현수막 하나 조차 못 봤다”며 “(동반 상승 효과가)체감이 안된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중소업체 관계자는 “요샌 소비심리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라면서 “세일기간이라 몰리고 그런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그런 모습”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하는 중소업체조차 별다른 변화 조짐이 없다고 토로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중소 가구업체 관계자는 “아직 초반 인데다가 시작일이 평일이고 해서 크게 변화는 없다”면서 “작년에도 참여 했는데 그때보다 안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9월, 10월 이 기간 자체가 이사철, 결혼시즌 같은 성수기라 행사의 영향으로 보기보다는 그 시기 자체가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라고들 한다”면서 “매출이 늘더라도 그게 행사 기간의 영향인지에 대해서는 애매하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쇼핑 관광 축제를 자처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취지 중에는 대·중소 상생 협력의 의미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의 반응은 이처럼 미지근한 편이었다.

 

이에대해 한 경제전문가는 “참여를 종용하는 식보다는 마케팅을 돕거나 빅데이터를 통한 전략 제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품, 어떤 이벤트가 진행되는지 알리는 게 급선무”라며 “행사 자체에 대한 브랜딩을 강화해 제조업체의 참여부터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제조업체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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