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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엮어가는 삼성전자 ‘열린 혁신’ 이모저모

5개 조직 2000명 인간중심 기술 트렌드 찾아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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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기자 2017-09-29


삼성전자는 의심할 여지 없는 ‘기술 분야 글로벌 선두주자’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고 후발 주자들은 신기술로 무장,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민다. 삼성전자가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미래 대비에 나서는 이유다. 실리콘밸리는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업무를 진행해왔다. 특히 2012년부턴 실리콘밸리 내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다른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거시적 차원에서 삼성전자 내부 조직과 활동을 개혁하고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업계 최고 전문가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실리콘밸리에서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결정한 이후부터 지금껏 삼성전자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을까? 삼성전자 뉴스룸에 소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엮어가는 삼성전자의 ‘열린 혁신’ 이야기를 소개한다.

 


 

열린 혁신 발상지 실리콘밸리에 터 잡은 지 벌써 30년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혁신의 결과 몸소 체험

2012년 확장 그후 ‘혁신적이며 잘 다듬어진 개발품’ 탄생

삼성넥스트,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과 독일에도 거점 마련

삼성전략혁신센터, 스타트업 발굴…삼성 이익 위해 전략투자

 

▲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이사가 지난 9월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삼성 837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삼성전자는 신규 시장 진입 위기를 대비하며 전략적 투자를 감행해왔다. 그 덕에 반도체와 스마트 기기를 비롯,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IT 부문을 선도하며 세계 최대 기술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속적 성장을 목표로 기업의 잠재 역량을 키워 혁신 분야, 이를테면 IoT나 Ai 등의 육성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10년 후 삼성’ 자문자답

 

2000년대 후반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은 업계 전문가들로 일명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를 구축, 삼성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얼마나, 어떻게 더 성장시켜야 할까?” “10년 후 형태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 이 과정에서 나왔다. 한때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전략을 구사했던 삼성전자가 이제 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명실상부한 ‘IT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반도체(SSI)가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은 지도 30여 년이 흘렀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후 줄곧 실리콘밸리를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의 발상지’로 여겨왔다. 그간 SSI가 실리콘밸리의 성장에 상당한 비중으로 기여해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값진 실패(Failure As Fruitful)’와 거기서 얻은 교훈이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혁신의 결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은 고스란히 ‘혁신적이면서도 잘 다듬어진 개발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브레인 트러스트는 실리콘밸리를 무대로 활동 중인 분야별 인재 영입에 나섰다. 손영(Young Sohn) 삼성전자 전략담당 최고책임자(CSO, 사장)와 데이비드 은(David Eun) 삼성넥스트(Samsung Next) 사장 등이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15년간 벤처 투자에 종사했던 샹카르 찬드란(Shankar Chandran) 삼성캐털리스트펀드(Samsung Catalyst Fund, 이하 ‘SCF’) 부사장도 영입됐다.

    

실리콘밸리 2000여 명 근무

 

2012년 확장을 시작한 이래, 현재 실리콘밸리 내 베이에어리어(Bay Area)에 위치한 5개 주요 조직에서 약 2000명의 삼성전자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각각의 조직은 저마다 고유한 성격을 지니며, 취급 업무 역시 △혁신 기술 개발 △스타트업 대상 투자와 파트너십 구축 △하드웨어(반도체·스토리지·LCD 패널 등) 혁신 △최첨단 소프트웨어와 사용자경험(UX) 개발 등 다양하다.2012년 설립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는 기업가, 혹은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열린 혁신을 가능케 하는 투자·인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해당 기술 발전을 앞당긴다.

 

SSIC가 운영하는 SCF와 사내 인수·합병(M&A)팀은 SSCI 설립 당시부터 존재해온 조직이다. SCF는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Menlo Park)와 이스라엘 텔아비브, 영국 런던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40건 이상의 글로벌 투자를 성사시켰다.

 

SSIC M&A 팀은 지난해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와 오디오 분야 선도 기업 하만 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을 80억 달러)에 인수한 주역이다. 당시 이 일은 삼성전자 자체적으론 말할 것도 없고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사상 최대 규모 사례란 점에서 안팎으로 주목 받았다.

 

오픈 스마트 IoT 플랫폼 아틱(Artik) 역시 SSIC의 작품이다. 아틱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 개발 보드. IoT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간편하고 신속하게 개발, 구축하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아틱을 발판 삼아 향후 IoT 하드웨어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2013년 문을 연 삼성넥스트(Samsung Next)의 전신은 열린혁신센터(Open Innovation Center). 명칭 변경 이후에도 이곳은 글로벌혁신센터(Global Innovation Center)로 통용된다. 삼성넥스트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개발됐을 때 이를 기반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 부문을 육성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협업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과 인큐베이션, 투자·인수 등의 활동을 펼친다.

 

△삼성 페이의 토대를 제공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기업 루프페이(Looppay) △삼성전자발(發) 커넥티드 홈 구축 기반 마련에 기여한 IoT 전문 기업 스마트싱스(Smartthings) △차세대 AI 플랫폼 기업 비브(VIV) 등이 삼성넥스트에 의해 인수된 스타트업들. 삼성넥스트는 미국(뉴욕·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이스라엘(텔아비브)과 독일(베를린)에까지 거점을 마련,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발족 이후 이제까지 진행된 투자는 70여 건. 올 초엔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신생 스타트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넥스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이버 보안이나 IoT 등 첨단 소프트웨어 분야의 개발과 혁신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2013년 말 지금의 마운틴뷰(Mountain View) 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북미 전역에 캠퍼스를 보유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는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또한 스타트업이나 여러 학술 기관과의 관계를 활용, 열린 혁신을 강화한다.

    

미래 예측 위한 투자 설계

 

실리콘밸리에서의 이 같은 활동은 삼성전자의 사업운영 전략도 바꿔놓고 있다.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간 중심 기술 트렌드를 찾고, 이를 이끌어가기 위한 기술 개발과 파트너십 구축에 힘을 쏟는 식으로 말이다. 단, 이때 투자 설계의 목표는 ‘미래를 위한 신규 영역 예측’에 있는 만큼 모든 투자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이나 제품과 직접 연결되진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경영진은 단순 제품 판매에 연연하기보다 “기술을 통해 제품 개발이나 파트너와의 협업 등 업계의 모든 방식을 바꾸겠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SSIC와 삼성넥스트는 둘 다 삼성전자가 IT 업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이다. 멘로파크(Menlo Park)에 위치한 SSIC는 핵심 기술과 컴포넌트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새너제이(San Jose)와 마운틴뷰(Mountain View)에 자리 잡은 삼성넥스트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처리한다. 두 조직 모두 업계 변화에 ‘개방적 태도’로 ‘민첩하게 대응’하는 게 특징. 이 같은 접근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며 삼성전자는 모바일에서부터 홈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전 사업 부문에서 이들의 업무 방식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략혁신센터

 

스타트업 입장에서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의 지원은 엄청난 기회다. 하지만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는 단순히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펀딩(Funding) 조직이 아니다. 지원 대상 스타트업은 물론, 삼성전자에도 이익이 되는 경우에만 전략적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SSIC 산하 삼성캐털리스트펀드(Samsung Catalyst Fund, SCF)를 이끄는 샹카르 찬드란 삼성캐털리스트펀드 부사장에 따르면 SSIC의 투자 결정은 크게 두 가지 요건을 고려해 이뤄진다는 것. 성공적 투자 결과를 이끌어낼 방법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하나,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에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다른 하나다.

 

SCF 구성원은 모두 10명. 이들의 투자 원칙은 엄격하다. 연간 1500개 스타트업과 미팅을 진행하고 그중 단 100곳만 선정해 2차 미팅을 이어간다. 최종 투자가 결정되는 건 열다섯 곳, 많아야 스무 곳이다. ‘신중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식을 향한 오랜 고민의 결과로 정해진 방식이다.

 

‘협업 촉진’은 SSIC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때 투자는 기업 인수에 필요한 일종의 선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특정 기업을 인수하기 전 해당 기업의 역량과 업무 방식을 파악해 협력 관계를 맺을지, 아니면 인수를 진행할지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SCF는 인공지능(AI)처럼 업계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영역을 ‘학습’하는 차원에서도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로 인해 해당 기업과 곧바로 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는 없다 해도 해당 분야를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고 추후 그 기업과 협업할 때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업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삼성전자는 향후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까?’ SSIC가 설립 초기부터 끊임없이 매달려온 질문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데이터 스토리지 △개인정보 보호·보안 △스마트 머신 개발 △스마트 헬스케어(박스 참조) 등이 그 결과로 선택된 5대 핵심 기술 분야다.

 

크리스 번(Chris Byrne) SSIC 지적재산권 전략 부문 부사장에 따르면 이 다섯 가지 분야는 두 가지 질문을 거쳐 탄생했다는 것. 첫째, 삼성전자가 IT 업계에서 ‘추격자’가 아닌 ‘선구자’로 거듭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둘째, 이미 거대 기업이 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더 크게 성장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할까?

 

크리스 번 부사장은 이 질문을 토대로 치열한 조사와 연구를 거친 끝에 선정된 5대 핵심 기술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한다. 각각이 별개로 작동되기보다 상호 연관성을 갖고 구동되는 분야란 뜻이다. 그는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스마트 워치’를 예로 들었다. “이 똑똑한 시계는 사용자의 생체 활동을 감지한다. 그런 다음, 생체 정보를 클라우드에 전송한 후 분석을 시작한다. IoT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IT 기기를 조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 기술을 활용, 사용자의 개인정보도 안전하게 지켜준다.”

    

삼성넥스트

 

삼성넥스트의 최대 덕목은 뛰어난 ‘기업가 정신’이다. 이는 수십 년간 스타트업을 구축, 성장시키고 확장해온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성넥스트 운영진은 삼성전자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의 기존 인식을 뛰어넘어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종합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따라서 삼성넥스트가 세계 각국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은 자타공인 삼성넥스트의 핵심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야코포 렌지 삼성넥스트 전무가 말하는 삼성넥스트의 목표는 삼성넥스트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규정해준다. “삼성전자는 과거 하드웨어 OEM(주문자생산방식)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사업을 대하는 방식의 근간엔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삼성넥스트의 목표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넘어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의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종합 기술 기업’이 되도록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업 다수는 인큐베이션과 투자, 인수를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삼성넥스트에선 이 모든 업무가 단일 조직 아래 유기적으로 처리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삼성넥스트는 개발 초기 단계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이 삼성전자와 언제든 협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일단 협업이 시작되면 아이디어 전개에서부터 실제 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전(全) 주기에 걸쳐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삼성넥스트 내 벤처투자그룹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상품 가치는 부족한’ 스타트업을 찾았다고 가정하자. 이 그룹은 해당 스타트업 관련 정보를 사내 스타트팀으로 이관한다. 가능성이 있다면 지레 포기하는 대신 ‘협업’에서 ‘인큐베이션’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렌지 전무에 따르면 이처럼 단계와 절차를 가리지 않는 업무 방식 덕에 삼성전자는 최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업 기회를 수시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스타트업 역시 기술 개발 수준과 정도에 구애 받지 않고 삼성전자의 탄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스타트업 모두 ‘윈윈(Win-Win)’하는 구조다.

 

삼성넥스트는 자체 펀딩 조직(삼성넥스트벤처, Samsung Next Venture)을 통해 투자를 진행한다. 삼성넥스트벤처가 초기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자본은 1억5000만 달러. 투자 대상은 삼성전자의 핵심 분야나 업무 목표에 부합되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인재 모두다. 투자 결정이 내려지면 삼성넥스트는 해당 스타트업과 긴밀히 협업해 삼성전자엔 향후 사업 전개에 필요한 전략적 이익을 제공하고, 투자 대상 스타트업과 투자자에겐 경제적 이익을 안길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준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의 투자를 통해 진행 중인 사업에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업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삼성넥스트는 기업을 인수할 때 그저 회사를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과 직원 간 통합까지 추구한다. 이 때문에 인수를 결정하기에 앞서 해당 스타트업의 제품과 인력 구조가 삼성전자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파악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2015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루프페이(Looppay)가 대표적 예다. 당시 삼성넥스트는 “기존 삼성전자 시스템만으론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 아래 이 문제를 독창적이고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루프페이를 발견한 후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인수’가 아니었다.

 

“루프페이를 즉시 인수하는 건 루프페이와의 관계 구축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중요한 건 모든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면서도 삼성전자와 루프페이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적절한 사업 부문에서 루프페이와 삼성전자 간 협업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이 협업은 필요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고 서로의 비전이 잘 공유될 때 비로소 가능했다. 루프페이가 ‘삼성 페이’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론칭될 수 있었던 건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거쳤기 때문이다.”(야코포 렌지 삼성넥스트 전무)

 

또 다른 예도 있다. 지난해 말 삼성넥스트는 “(오픈 인공지능 플랫폼인)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비브랩스 인수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 머지않아 인공지능(Ai) 분야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삼성전자의 과감한 의지 표현이었다. 같은 해 역시 삼성넥스트 주도로 진행된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조이언트(Joyent) 인수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역량 강화”란 삼성전자의 포석을 읽을 수 있는 사례였다. 그런가 하면 2014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커넥티드 스마트홈 기업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삼성넥스트 내부에서 발굴, 인수에까지 이른 대표적 예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사입력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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