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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의혹 끝판왕 ‘돈의 신, 이명박’ - 3

천문학적 손해 ‘자원외교’…“단순한 투자 실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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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9-22


이명박 정권 시절에 이뤄진 ‘자원외교’는 4대강에 쏟아 부은 22조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도 있는 천문학적인 손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50조원이 넘는 손실을 예상 할 정도로 심각한 혈세 낭비를 한 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자원외교 수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했다. 박근혜 정권 하에서 전 정권의 비위행위에 대한 수사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 책임자 중 한 사람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정부 내에서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하며, 친박 실세로 활약해 온 사실도 진상규명이 힘든 이유였다. 결국 과거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도 이명박 전 대통령 근처에도 오지 못하고 멈춰버렸다.

 


 

국정조사도 사실상 흐지부지 돼버린 이명박 자원외교

천문학적 손해 끼친 투자…최소 20조원 이상의 손실

점점 심해지는 공기업 부채…진정한 ‘마이너스의 손’

언제나 유체이탈하며 당당한 MB…과장된 정치공세?

 

▲ 이명박 정부 시기에 행해졌던 자원외교는 자원관련 공기업들을 거의 파산직전에 몰아넣었다. 문제는 일부러 손실을 끼치려 해도 이렇게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진=이승환 SNS>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 2015년 4월말,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청문회를 열지 못한 채 사실상 활동을 끝내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청문회에 출석할 핵심 증인을 두고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회에서는 청문회 출석 증인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추가 협상이 없다”고 선언해 사실상 청문회 개최는 무산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 12월29일 출범한 국조특위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무리한 사업과 막대한 세금 낭비를 일정 부분 밝혀냈지만, 사업을 추진한 핵심 인사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책임 규명은 결국 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상상 초월 액수

 

하지만 현재까지 대략적으로 드러나 있는 액수자체만 봐도 사안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자원외교로 최소 20조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고 확신했다.

 

‘이명박표 자원외교 논란’이 핫이슈로 떠올랐던 지난 2014년 국정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측은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 자원 개발에 앞장섰던 에너지 공기업(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 3사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들 공기업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69개 사업에 약 26조984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회수율은 14.06%, 즉 3조6698억 원에 불과했다.

 

현재는 이보다 더욱 악화됐다. 지난 2016년 기준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529%,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325%이며 광물자원공사는 지원금이 없으면 전혀 운영할 수 없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결국 공기업 부실화는 이명박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벌인 해외자원사업 투자가 실패한 탓이라는 지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당시 새정치연합 측은 무엇보다 전체 사업의 87%에 달하는 60개 사업이 ‘비유망자산’에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유망자산은 이미 실패해서 철수·종료했거나 사업성이 전혀 없어서 매각조차 못하는 사업, 투자비 회수율이 10%도 안 돼 철수가 불가피한 사업을 이른다. 이 같은 ‘비유망사업’에 투자된 금액만 18조 원에 달한다. 이들 사업 회수율은 평균 1.8%였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사업은 총체적인 실패로 귀결됐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2014년 9월 쯤에 열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제혁신특위의 ‘공기업 개혁 공청회’ 때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공기업들은 2008년 이후 추진한 사업에서 모두 큰 적자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이 공청회에서 “석유공사는 1999년 이전에 추진한 사업에서는 순수익을 거둘 것으로 평가됐으나 2008년 이후 추진 사업, 특히 M&A 사업에서는 23억1800만 달러(약 2조462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가스공사 역시 1999년 이전에 추진된 LNG 도입 연계사업에서는 20억100만 달러(약 2조1260억 원)의 큰 수익이 났으나 2008년 이후 추진된 가스전 개발사업에서 큰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낙제점’을 면치 못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로 증가한 막대한 부채는 사실상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큰 논란이 되는 것이다.

    

▲ 자원외교 책임자 5인방으로 규정된 인물들. 이중 최경환 의원의 존재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진상조사를 하지 못한 이유가 된다. <사진=jtbc 뉴스 캡처> 

 

기적의 투자실패

 

대표적인 실패사업들을 살펴봐도 다양하고 각각의 스케일도 크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퇴출당해도 할 말 없는 치명적인 실패들을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공기업’들이 범하게 된다.

 

한국석유공사 ‘자원외교’의 대표적 실패작은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캐나다 유전개발업체 하베스트사를 인수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47%나 얹어줬다. 당시 하베스트사 이사회의 요구대로 정유 부문 자회사인 ‘날’(NARL)까지 함께 인수했다. 총 4조4958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거래였다. 이 거래에 포함된 ‘날’의 매입금만 1조3439억 원이었다.

 

당시에도 지나치게 높은 값을 쳐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베스트사는 2009년 상반기에만 2341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1조 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과도한 부채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적자 기업’을 석유공사가 덜컥 큰 돈을 내고 산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지난 2011년 ‘2012년도 공공기관 정부지원 예산안 평가’ 자료에서 “한국석유공사는 경제성 평가 결과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캐나다 하베스트사 M&A를 추진했다”라고 지적했다.

 

우려는 곧장 현실화됐다. 날은 지난 2010~2012년까지 10억 3900만 캐나다 달러, 약 9800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석유공사는 5년 만에 날을 헐값에 팔았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4년 9월5일 ‘날’을 미국계 상업은행에 매각했다. 양측 합의로 세부 계약조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각 대금 규모는 900억 원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석유공사의 매입가에 10분의 1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날’을 팔아버린 셈이다.

 

매입·매각에 따른 단순 손실액만 하더라도 1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그동안 날이 낸 적자를 감안하면, 석유공사의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날의 매각대금을 최대 1000억 원으로 가정하고, 최초 인수금액과 부채를 더할 경우 매각 손실은 2조 5000억 원에 달한다”라고 추정했다.

 

다른 해외 사업 실적 역시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0년 영국 석유탐사업체인 ‘다나 페트롤리엄’을 적대적 M&A로 인수했다. ‘적대적 M&A’ 선언 이후 35일 만에 ‘속전속결’로 성공했다. 인수금액은 당시 지분 100% 기준으로 약 3조4400억 원 가량이었다. 그러나 ‘다나 페트롤리엄’은 2012년 영국, 이집트 탐사광구에서 철수하면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재무재표상 당기순손익만 787억9500만 원에 달했다.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2월 인수한 ‘사비야 페루’는 대표적인 ‘무개념’ 계약이었다. 석유공사는 당시 4억5000만 달러(약 4835억7000만 원)를 들여 ‘사비야 페루’를 사들였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이례적으로 ‘인수 후 2년 간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유가가 70달러를 초과하면 추가대금을 지급한다’는 유가변동 리스크 보전 계약을 맺었다.

 

결국 석유공사는 인수 후 1억5000만 달러(약 1660억 원)를 추가 지급했다. 게다가 페루 당국과 세무 소송을 벌이고 있는 데다, ‘사비야 페루’가 인수 전 국영 석유회사와 맺은 계약 탓에 생산광구 석유처분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10년 2월 지분 50%를 사들인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광구에서 큰 적자를 냈다. 가스공사는 총 9503억 원을 투입, 캐나다 엔카나사로부터 두 광구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공동 운영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당시 자문사인 스코티아 워터러스사는 용역보고서를 통해 웨스트컷뱅크 광구의 수익성 부재를 이유로 ‘일괄 매수’를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나 우려대로 두 광구의 가치는 투자 직후 본격화된 미국의 세일가스 개발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두 광구에서만 5000억 원이 넘는 평가손을 입은 것. 이로 인해 가스공사는 지난 2014년 결산결과, IMF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가스공사는 두 광구 사업을 사실상 정리했다. 당시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스공사가 매입한 캐나다 엔카나 사의 혼리버와 웨스트컷뱅크 광구 손실액이 이미 7112억 원에 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스공사가 2010년 투자한 호주 GLNG 프로젝트 역시 ‘빈 깡통’이었다. 가스공사는 호주 GLNG사와 2015년부터 20년 간 LNG 도입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GLNG사 지분 15%를 매입했다. 총 1조 6089억 원을 투자한 이 프로젝트 역시 미국의 세일가스 본격화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가스공사가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는 투자금액 대비 약 8040억 원이나 낮다. 즉 투자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공중분해된 셈이다.

 

‘운영경비’만으로 27억 원을 날린 적도 있다. 가스공사는 2009년 6월 러시아 극동가스배관건설사업 등 극동지역 에너지 관련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주무기관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하지도 않은 사업이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자본금 27억여 원을 출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극동가스배관건설사업 참여는 2010년 2월 협상 결렬로 무산됐다. 결국 가스공사는 지난 2014년 2월 이 법인을 청산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 부도 사실을 숨기면서까지 총 2조 원을 투자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08년 바하마이닝사에 806억 원을 들여 개발사업 지분 30%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3년 만에 착공됐고, 그로부터 1년 만에 사실상 부도를 맞았다. 사업에서 손 떼야 할 시점이 된 셈이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는 오히려 총 6164억 원을 투입, 아예 사업 지분을 90%까지 확보했다. 채권단의 빚까지 알아서 갚아줬다. 당시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부담한 각종 지급보증이나 담보제공까지 포함하면 2조 원 가까이를 국민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1년 국내기업과 함께 각각 10%의 지분을 갖고 참여한 파나마 코브레 구리광산도 대표적인 ‘이명박 자원외교’의 대표적 실패 사례다. 파나마 코브레 구리광산은 오는 2017년부터 연간 26만1000톤의 구리를 생산하게 될, 가장 큰 규모의 해외 사업이었다. 청와대는 2011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리카르도 알베르토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과 한 전화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파나마 구리광산 확보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4년 4월 파나마 코브레 구리광산에 대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6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비 조달을 감당해내기 힘들다는 게 매각 이유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는 지금까지 파나마 코브레 구리광산에 총 2800억 원을 투자했다. 성과 없이 후퇴하는 셈이다.

 

대한석탄공사는 2010년 ‘한몽에너지개발(주)’를 설립, 몽골 훗고르 탄광 지분 51%를 인수했다. 석탄공사는 이 광산에서 연간 100만~200만 톤의 석탄을 생산해 러시아와 중국 등으로 수출하려 했다. 지분 인수비용을 포함해 총 274억 원을 투자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98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였다. 당시 “전면 재검토 필요성이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석탄공사는 지난 2014년 7월 이 탄광에 19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같은 엄청난 혈세낭비에 한 중견기업인은 “사기업이라면 부도가 몇 번은 나고도 남을 손실들”이라며 “일부러 이렇게 투자하기도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천문학적 손실을 끼친 자원외교에 관해 여전히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jtbc 뉴스 캡처>  

 

호연지기 MB

 

결국 이어지는 심각한 손실에 박근혜 정부 들어 석유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불과 몇 년 전에 수십조나 되는 거금을 투자하여 인수한 해외자산들을 지금 와서 매각 검토하겠다는 것은 자원외교와 공기업 선진화라는 핑계로 MB 정부가 공기업과 측근 사장을 앞세워 추진했던 MB 자원외교는 부실덩어리였음을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공기업의 부채는 결국 국민이 갚아야 하는 빚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을 앞세워 주로 외국에서 돈을 빌려서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만 보고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그 결과 공기업에는 56조나 되는 새로운 부채가 생겼다. 문제는 공기업 부채는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MB 정부는 자원외교라는 명목으로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부채를 남긴 것이다.

 

또한 미얀마 해상 석유광구, 쿠르드 유전,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 등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비리로 연루됐거나 의혹을 받는 사업이다. 결국 ‘이명박표 자원외교’는 총체적인 대실패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에 대해 자원개발 협약이 체결될 때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경사로 치장되곤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실상을 보니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는 국민에게 수십조나 되는 어마어마한 빚만 남긴, 단군 이래 최대의 참사였다. 

 

하지만 자원외교의 최고 책임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언제나 당당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비판이 사실과 대부분 다르다”며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일본 중국 인도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자원외교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실패와 비리로 얼룩졌다는 주장을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전쟁보다 총성 없는 자원 전쟁이 더 무섭다. 이건 국제사회의 상식이다”라며 “고위험-고수익 구조라는 자원 개발의 특성상 해외 자원 투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에 대해선 “비판이 사실과 대부분 다르다는 점에 큰 문제가 있다”며 “과장된 정치적 공세는 공직자들이 자원 전쟁에서 손을 놓고 복지부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사의 방어

 

이같은 상상도 힘든 천문학적인 손해를 끼친 ‘자원외교’는 세월이 한 참 지난 지금의 경우에도 자유한국당의 옹호는 도가 지나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13일 열린 대정부질의에서 여당 의원에게서 자원외교와 관련된 질의가 나오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자원외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33조원을 해외 자원외교에 투자했는데 20조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국부가 새나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를 상대로 한 질의였지만, 사실상 과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질의였던 셈이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33조 원 투자 내용을 정부, 감사원, 국회가 단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면서 적극 공감대를 표했다.

 

백 장관은 “자원에 대한 투자는 주도면밀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그런 점이 아주 부족했다”라면서 “취임하고 보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발언 시간이 종료돼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홍 의원은 "자원 외교 실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자원외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 시절의 여당인 새누리당을 계승한 자유한국당 쪽에서 고성이 나왔다. '왜 지금 이 자리에서 과거 얘기를 꺼내는 거냐'는 것이었다.

 

홍 의원이 발언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여야 의원간 험한 말이 오갔다. 결국 정세균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다. 정 의장이 “(의원들 모두)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 경청하시고”고 한 뒤에도 소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에 대한 조사 움직임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9월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이 사람들(정부)이 하는 것은 적폐 청산이란 미명 하에 정치 보복에만 여념이 없다”며 최근 자원외교 조사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을 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침묵을 이어가는 상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4월21일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찾은 이 전 대통령은 한 기자가 “자원외교는 왜 한 말씀도 안 해주세요?”라고 묻자 “듣고 싶은 얘기를 하루 종일 따라다녀도 못 들어, 가서 빨리 커피나 마셔”라고 말을 돌리기도 했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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