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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르포]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의 숲 - 3

“여기도 우람한 낙엽송 숲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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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석 기자 2017-09-15


인체의 경우, 온몸이 핏줄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한 군데가 아프면 온 몸이 부자유스럽다. 지구촌의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지구란 바람-기류가 동서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존재하는 항성(恒星)이다. 오기출 푸른 아시아 사무총장은 인터넷언론 <브레이크뉴스> 8월8일자 “‘열적 고기압?’이 뭐지? 한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어” 제하의 기고문에서 몽골과 우리나라와의 환경관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수원시민의 숲’ 에르덴 조림장

나무수령이 100년 훨씬 넘는 종머드 ‘낙엽송 숲’도 보여

 

▲ 종머드의 수종은 낙엽송 단일 수종. 아직까지 살아 있는 큰 나무들은 36그루 정도였다. <사진=문일석 발행인>

 

[사건의 내막=문일석 기자] 오기출 사무총장의 말을 떠올리며 지난 8월16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55km 떨어진 에르덴 조림장을 향했다. 대학을 다니다 휴학을 하고 조림장에서 일하는 단원 김성현씨(인천대)-이다영씨(백석대)가 반겼다.

 

멋진 낙엽송의 숲

 

에르덴 조림장은 지난 2011년에 시작된 ‘수원시민의 숲’이다. 그간 이 조림장에 11만여 주의 나무를 심었다. 고양시 지원으로 만들어진 돈드고비 아이막 조림장과 마찬가지로 푸른아시아와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나무는 6년생 나무. 나무들은 녹색을 띠며 든든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조림장에는 삽목해 묘목을 키우는 포플러 양묘장이 있었다. 양묘장의 나무들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다. 몽골 원주민들에 영농을 가르치는 비닐하우스도 눈에 띠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오이 등이 자라고 있었다.

 

올란바토르에서 에르덴 조림장까지 오는 동안, 내내, 초원의 연속이었다. 나무 한 그루 볼 수 없었다. 그런데 한국 지자체의 조림사업 지원에 희망이 있다는 완벽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에르덴 조림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을 가리켜 '종머드(100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이란 뜻)'라고 불렀다. 종머드의 수종은 낙엽송 단일 수종. 아직까지 살아 있는 큰 나무들은 36그루 정도였다. 이들 나무의 수령은 어림잡아 100년이 훨씬 지나 보였다.

 

종머드는 사막화를 웅변하고 있었다. 우람한 나무들은 가까이서 바라보면 죽은 가지들이 눈에 띠었다. 단원 김성현씨는 “종머드 낙엽송의  열매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생체번식을 위한 마지막  부림으로 읽혀진다”면서 “시간이 흐르면 지금살아 있는 나무들도 이 곳의 사막화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 해석하면, 종머드는 조림장의 아픔이자 희망이었다. 살아 있는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으니 아픔이다. 그리고 나무 숲을 이룬 종머드는 언젠가 지금 가꾸고 있는 나무들이 종머드 나무숲처럼 큰 숲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인들에 의해 거대한 미래의 숲이 만들어지는 희망이 자라고 있었다.

 

종머드 나무숲에 신에게 무언가를 비는 장소인 어워(몽골식 성황당)가 있었다. 어워란 한국식으로 말하면 성황당 같은 존재이다. 몽골 사람들 가운데 자연의 신비를 믿는 토템 신앙자나 무속인들은 이 나무를 신성시해 이 나무를 향해 기도를 해온 곳이다. 하늘을 상징한다는 파란 천들이 묶여져 있었다.

    

▲ 수원시가 지원하고 있는 조림장 게르의 내부. <사진=문일석 발행인>    

 

양과 염소의 상생

 

몽골의 여름날씨는 무척 무더웠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렸다. 필자는 돈드고비 아이막과 에르덴으로 가고 오는 차안 에서 몇 편의 시를 썼다,

 

“몽골 초원의 말”이란 제목의 시에서 “8월 땡볕/몽골 지평선, 초원의 말들이/머리를 마주하며/한곳에 모여 있다.//서로가 서로의/그늘이 되어주려.//옳거니, 서로에게의 그늘.//말들이 초원을 달리는/생명의 힘이려니.“라고 읊었다. 이어 “몽골명상”에서는 “몽골 초원 양과 염소는/왜 함께 살아갈까?//집 떠난 양은/집을 잘 찾지 못하는데/염소는 집을 잘 찾아갈 수 있다네.//양은 좋은 초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알고/염소는 초원을 잘 찾지 못한다네.//그러하니 양에게는 염소가/염소에겐 양이 필요하다네.//내 마음은 날 어디로 데려가고/내 몸은 날 어디로 끌어가고 있을까?“라고 썼다.

 

가도 가도 초원과 지평선, 그 끝 하늘에 떠 있는 형행색색 구름들이 시심(詩心)을 자극했다.

    

moonilsuk@naver.com

기사입력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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