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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무성 ‘보수 통합’ 거래의 막후

박근혜 탈당&유승민 저지…‘통합파’들의 투 트랙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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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9-15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기류가 심상찮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핵심 친박 청산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고,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이후 대안으로 제기된 ‘유승민 비대위’가 무산되면서 전당대회가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이같은 보수 야당들이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에대해 일각에서는 “결국은 ‘보수 통합’이라는 목표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이다.

 


 

‘박근혜 지우기’ 공식화…‘최경환·서청원’ 동반 탈당 권유

내년 지방선거 고려한 포석?…바른정당에 러브콜은 지속

‘자강론 유승민’ 비대위 결사반대 김무성…전당대회 결론

빨라지는 통합시계?…양 당 모두 당내 갈등 수습이 우선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던지면서, 바른정당을 회유해 왔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자신의 계파가 일부가 자유한국당으로 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통합파’로 분류되곤 한다. <사진=SBS 뉴스 캡처>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대선이후로 지리멸렬했던 보수야당들이 최근 다시 언론지상에 등장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 권유로, 바른정당은 ‘차기 전당대회’ 이슈로 다시금 매스컴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OUT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끊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양새다.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는 지난 9월13일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했다.

 

류 위원장은 “한국당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또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계파 전횡으로부터 비롯된 국정 실패에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자진 탈당을 권고했다. 반면 다른 친박계 의원에 대해선 “이른바 ‘진박 감별사’ 등을 자처하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전횡을 부린 나머지 의원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노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자문기구이지 집행기구가 아니다. ‘권유’를 할 뿐 ‘결정’을 할 순 없다는 얘기다. 혁신위 발표 직후 홍준표 대표도 “종국적인 집행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홍 대표가 이미 ‘박 전 대통령 탈당’ 문제를 공론화했고, 혁신위 구성에 홍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기에 이번 혁신위 발표대로 당의 큰 흐름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윤리위 규정 제21조에 따르면 징계의 종류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네 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다.

 

만약 윤리위가 소집돼 박 전 대통령의 ‘탈당권유’를 결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그대로 당에서 떠나게 된다. 탈당권유를 받은 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명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경우 스스로 탈당하지 않으면 내보내기 쉽지 않다. 현역 의원이기 때문이다. 윤리위에서 ‘탈당권유’를 결정해도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 당헌 39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한국당 의원 107명 중 최소 72명이 제명에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혁신위 권고안이 발표되자 친박·비박 모두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와 친박 성향 의원들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대여 투쟁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 왜 탈당 운운하나. 논의를 일절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의원 역시 “왜 잘 굴러가는 당을 둘로 나누나”라고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실 관계자는 “안타깝고 답답하다. 지금 친박이냐 아니냐를 두고 싸울 때가 아닌데 지도부가 민심을 잘못 읽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박계에선 “고작 3명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 8적’은 고사하고 올 초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징계했던 윤상현 의원마저 빠졌다. 3명으로 생색만 내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홍 대표의 꼼수”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 권고안을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내려지는 10월17일을 전후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출신인 황성욱 변호사는 이날 혁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경환·서청원 의원 등 세 사람의 당적 정리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의 통합파 의원들이 보수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탈당 권유는 보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김무성 의원 등이 통합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물음에 “헌법에는 정당 가입·탈퇴의 자유가 있다”고 했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한 포럼 강연에서 “당과 개인보다는 선국후사(先國後私)의 큰 그림을 보고 보수 우파가 대결집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의원 측근은 “김 의원 역시 보수 분열에 책임을 느끼고 있고 한국당의 인적 쇄신 작업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류석춘 위원장도 이날 “탈당 의원들이 복당을 원하면 보수 분열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전제로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가 보수 통합의 촉매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옛 친박 핵심 그룹에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출당 확정 여부를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만료 기한인 10월 17일 이후 최종 결정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반발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다만 친박계 출신 의원 상당수는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하거나 답변을 하더라도 익명을 요구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론 안타깝지만 공개적으로 옹호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친박 의원들 사이에 많다”고 했다.

    

▲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을 권유했고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거부하면서, 양당의 합당 논의가 물밑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김상문 기자>  

 

당적 정리하나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자유한국당은 현재 박 전 대통령을 정리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은 확고하다. 박 전 대통령이 당의 탈당 권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 의결 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앞두고 한국당 고위당직자는 조기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 당시 박 대통령의 당적 보유는 당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자진탈당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의중을 떠 봤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NO’였다.

 

한국당의 한 핵심인사는 “당은 이미 박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자진탈당 카드를 청와대에 제시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당에 애착이 무척 강하다”며 “쓰러진 당을 일으켰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면 당의 지침을 따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무죄 판결이 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무죄 판결이 나오면 당적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문제가 당 안팎에서 거론됐을 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이 대통령은 재임 중에 탈당하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탄핵정국에서 자진 탈당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결과가 그의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당적을 정리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 바른정당 자강론을 강력히 주장하던 이혜훈 의원이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보수 통합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전당대회 준비

 

이혜훈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던 바른정당은 당내에서 제기되던 ‘유승민 비대위원회’ 구성 대신 오는 11월30일 이전 조기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당 대표의 불미스러운 사퇴로 당이 최대위기를 맞은 만큼 조기 전대에서 당내 핵심 인사인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간 맞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바른정당은 지난 9월13일 오후 8시부터 자정을 넘기면서 약 4시간여 동안 의원총회를 갖고 새 지도체제 논의를 진행했다. 의총엔 이혜훈 전 대표를 제외한 19명의 의원들과 최고위원 전원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비대위원회 구성을 놓고 의원들간 격론이 이뤄졌지만 막판 당헌·당규대로 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면서 결국 이같은 결론에 이르게 됐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의원 19명과 최고위원 전원이 참석해 새 지도부 구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의총을 하는 도중에 최고위를 다시 열어 11월30일 이전에 전대를 개최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당헌당규상 지도부 궐위가 생기면 한달 이내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 규정”이라며 “정기국회와 추석, 국감 등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당헌에 규정된 한달 이내에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보고 늦어도 11월30일 이전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대 전까진 주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진다. 기존 선출된 최고위원들도 새 지도부가 선출되기 이전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차기 지도부가 선출된 시점부터 활동을 종료하게 된다.

 

바른정당은 11월30일을 전당대회의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가능한 빨리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보다 빠른 시점에 지도부가 구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전대 개최의 실무적 검토는 빠르면 2주 이내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에 치러지는 전대의 경우 기존 순회 경선 등을 최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대 개최 결정은 자강론을 주장하는 유승민 의원에 대한 김무성 의원을 등을 위시한 통합파들의 반발로 인한 결론으로 보인다.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당 지도부는 최고위 간담회 등을 통해 ‘유승민 비대위’를 사실상 추인한 바 있다.

 

또 전날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발언에 나선 원외위원장들 대다수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에 뜻을 모아 당 지도부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조기전대를 결정한 것은 비대위를 만장일치로 구성해야 할 뿐 아니라 당내 지분이 많은 김 의원 등을 중심으로 반발을 무시하고 자칫 비대위로 갈 경우 2차 탈당 사태 등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유 의원 역시 당의 총의가 모아질 경우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무리하게 비대위원장을 맡기기보다는 전대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원외위원장들의 대표격인 권오을 최고위원은 “최고위 간담회에서 나온 결정은 비대위를 구성한 뒤 전대 개최를 통한 당의 정상화였다”면서 “비대위를 주장하시던 분들도 차라리 당 정상화를 빨리 하자는 부분에 대해서 쉽게 합의를 이루면서 논의가 급진전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바른정당이 연대·통합과 자강 사이에서 격론을 통해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정하기로 했다. 날짜를 11월 이내로 정하면서 본격적인 지방선거 태세로 가기 전인 2017년 안에 방향을 정하겠단 계획이다.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보수 야권이 궤멸 직전이기 때문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연대든 통합이든 바른정당의 도움 없이는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어렵다.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경환·서청원 의원에 대한 출당 권유 조치를 내린 점도 힘을 합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면 선거연대라도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바른정당도 이런 정치지형을 잘 알고 있다. 20석 규모로 한국당과의 연대 조건을 두고 저울질할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의원총회는 자정을 넘겨서까지 이어지며 앞날을 두고 격론을 펼쳤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통합론과 자강론) 의견 개진이 각자 있었다”며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고 밝혔다. 치열한 논쟁을 했지만 결국 전당대회라는 한판 대결로 방향이 결정될 것이란 발언이다.

 

바른정당은 애초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는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대주주 중 한 사람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유승민 사당화는 안 된다”고 반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대선 기간에도 자강론을 유지한 유 의원과 김 의원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반대하는 의원님들이 있었다”며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강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감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빨라지는 통합시계

 

결국 김무성 대표를 위시한 바른정당내 통합파들은 전날 자정을 넘겨서까지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자강론자로 꼽히는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막아내며 조기 전당대회를 이끌어낸 꼴이 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바른정당내 통합파의 물밑 움직임과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맞물리면 통합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바른정당이 예정대로 오는 11월 중 조기전대를 개최한다면 보수통합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측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전대를 앞두고 통합파와 자강파가 보수통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은 친박청산에 반발하는 이들을 정리하고 바른정당은 자강론자 중심의 지도부를 막으면서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며 “두 보수야당의 통합논의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밝혔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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