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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르포]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의 숲 - 2

“멋진 숲을 만들어준 한국 사람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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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석 기자 2017-09-15


일행을 태운 봉고차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돈고비드까지, 초원을 달리고 달렸다. 교통체증은 없다. 3시간 동안, 그야말로 막힘없이 달렸다. 가끔씩 도로 위에 올라온 염소나 양 소떼가 차량 통행을 방해할 뿐이었다. 몽골 지명에 고비라는 이름이 들어 가는 곳은 중(中)고비인 ‘돈드고비’, 남(南)고비인 ‘우문고비’, 동(東)고비인 ‘도르너고비’ 금(金)고비인 ‘알탄고비’, ‘고비숨베르’ 등이 있다. ‘고비’라는 말의 의미는 ‘황무지’ ‘사막’을 뜻한다. 풀도 제대로 자라기 힘든 환경. 이 때문에 ‘고비’지역에는 사람도 적게 살지만 초지가 부족하여 가축의 사육 두수도 타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게 특징이다.

 


고양시·국제 NGO 푸른아시아 돈드고비 7만주 식재 심어

매번 나무와 숲의 소중함 듬뿍 느끼고 살아가는 봉사자들

조림장 관리해온 현지인-주민-단원들의 노력으로 가꿔져

큰 고마움 표시하는 주민들…2019년부터 몽골에 숲 이양

 

▲ 조림장 경비원 에르텐빌렉씨(왼쪽)는 “몽골에 나무를 심어준 한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문일석 발행인>

 

[사건의 내막=문일석 기자] 지역의 환경을 바꾸는 운동을 해온 푸른아시아는 단지 나무를 심는 단체가 아닌 인간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해온 단체이다. 관계자는 “푸른아시아는 2000년부터 전세계 기후변화의 여파로 고통받고 있는 몽골에서 기후변화 대응사업으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지역개발사업을 전개해왔다”면서 “2017년 현재 총 7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그동안 475ha에 53만주를 식재했다”고 밝혔다.

    

7만주 식재 심어

 

한국의 지자체인 ‘고양’시(市)와 국제 NGO인 ‘푸른아시아’는 몽골 내 ‘돈드고비’아이막(道) ‘셍차강’솜(郡)에서 지난 2009년부터 사막화지역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해왔다. 현지에 조림지를 구축하고 조림활동을 펼친 것. 셍차강 솜은 대표적인 사막화지역에 속한다. 총 10년 계획 중 하반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7만 여주의 나무를 식재, 관리하고 있다.

 

아래는 (사)푸른아시아 이동형 홍보담당(경향신문 기자 출신) 국장의 돈드고비 조림 사업장에 대한 설명이다. 길게 인용하는 것은 이 사업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들어 있어서이다.

 

“2009년 ‘돈드고비’아이막(道) ‘셍차강’솜(郡)의 모습은  황무지 그 자체였다. 풀 한포기 없음은 물론 몽골에서 사막화 지표 식물인 ‘할흐간’조차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였다. 2009년 당시 조림사업장을 구축하고 나무를 심고 관리를 해주자 1년생 초본, 다년생 초본 등 풀이 나기 시작했다. 사업장에 심은 관목과 교목 등이 어우러져 일종의 천이를 단계적으로 보여 줄 정도로 조림사업장의 모습은 180도 달라졌다. 현지 특성상 인근 유목민들은 가축에게 풀을 먹이기 위하여 솜(郡)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축을 몰고 다녔는데 가축들이 고양의 숲 안에 풍성한 풀을 보고 울타리 안쪽으로 들어오려고 해 울타리를 자주 보수할 정도였다. 토양이 어느 정도 복원된 이후 2009년부터 노지에 감자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2013년 주민들의 요청으로 영농교육을 실시하고 종자와 모종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주민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근처의 폐자재를 모아 간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오이, 토마토 등을 키웠다. 노지에서는 감자, 무, 배추, 당근 등을 재배하여 일부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시장에 팔기도 했다. 또한 2010년부터 몽골의 대표적인 유실수인 ‘차차르간’이라 불리는 비타민 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주민들이 열성적으로 관리를 하여 2016년 230kg을 수확하여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지역에 내다파는 등 2016년 한해 유실수 재배와 영농으로만 8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기후변화로 인한 몽골 전체의 사막화로 인하여 토지황폐화, 토지퇴화(land degradation)가 진행되어 토지생산성이 “제로(ZERO)”인 ‘돈드고비’지역에서 유실수 재배 및 영농활동 등으로 토지 생산성(land productivity) 제고를 이끌어낸 사업성과는 누구도 생각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2009년 처음 ‘돈드고비’아이막(道) ‘셍차강’솜(郡)에 조림장을 만들었을 때 인근마을 주민들은 자기집 담벼락에 쌓인 모래를 치우는 작업을 해야 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 가족들이 총 동원되어 삽과 양동이 등을 이용하여 쌓인 모래를 치우고 있었다. 심지어 현지 벽돌공장 사장이 트럭을 이용하여 1주일에 1회 이상 모래를 실어 나르기 까지 하였다. 이후 고양의 숲이 조성되고 2013년 경 담벼락에는 모래가 쌓이지 않기 시작하고 담벼락의 모래를 치우는 주민은 구경할 수 없었다.

 

2009년 처음 ‘고양의 숲’ 조성사업이 시작되었을 때 지역 공무원 및 관계자 그리고 현지 지역주민들은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졌다. 그리고 가물고 건조하며 단단한 토양을 가진 돈드고비 환경조건은 조림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었다.  따라서 첫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고 사업 첫해 90% 생존율이라는 몽골에서 흔치 않은 결과를 내게 되었다. 그동안 반신반의 하던 지역의 여론은 물론 고양시 관계자들까지 전체사업의 성공을 어느 정도 기대하게 되어 사업이 지속될 수 있었다. 이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림사업이 진행되었고 사업장에서 생계만을 위해 근무하는 주민들도 환경 특히 불량환경의 극복에 대한 의지와 마인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지역주민들도 담벼락에 모래가 쌓이지 않고 먼지도 줄어드는 등 환경에 변화가 오자 ‘고양의 숲’ 조성사업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5년 지역민들의 요청으로 ‘돈드고비’아이막(道) ‘셍차강’솜(郡)에서 울란바토르로 이어지는 도로부근에 총 10ha 규모의 조림지를 조성하여 포플러, 비술나무, 버드나무, 위성류 등의 수종 6,000여주 식재했다. 조림사업에 대하여 회의적이던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막(道)에 요청하여 지자체 자체예산으로 조성하고 운영하는 몽골에서는 흔치 않은 조림사례이다.“

    

▲ 조림장에서 나무에 물을 주기위해 양동이로 물을 뜨고 있는 아이막 사람들. <사진=문일석 발행인>  

 

숲의 소중함

 

돈고비드 아이막 고양시 조림장에 도착했다. 상상했을 때와 달랐다. 조림장 사업을 8년간이나 했으니 숲이 우거져 있을 줄 알았다. 한국식 생각이었다. 고양의 숲. 3시간 달려오는 동안 나무를 보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큰 숲이기도 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가도 가도 끝이없는 초원을 생각하니 금방 생각이 바뀌었다.

 

여러 수종이 자라고 있었다. 이 중 차차르간은 열매를 맺었고, 포플러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게 듬성등성 보였다. 한국 같이 나무가 잘 자라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조림장을 보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로 3시간 달려오는 동안 나무를 보지 못한 몽골에 사는 사람들에겐 '기적의 현장'일 수 있다. 조림장, 이곳저곳엔 자라다가 죽어간 나무도 보였다. 나무가 죽은, 파여진 나무웅덩이가 썰렁해보였다.

 

이 조림장,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원들과 만났다. 이들은 양동이를 들고 나무 밑둥 구덩이에 물을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관계자들은 일을 하다가 마침 나무 그늘에서 쉬는 시간이었다. 나무 그늘에서 수는 사람. 몽골에서는 희귀한 일이다. 나무를 키워온 그들은 자신들이 나무그늘 혜택을 보고 있었다.

 

최성 고양시장은 이 조림장에 대해 “고양시는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약 275km 떨어진 돈드고비 아이막으로 사업장을 정하게 되었다. 돈드고비 아이막 지역은 땅이 척박하고 강수량이 적어 수목의 생육이 어려운 지역이다. 지하수를 이용해 식재한 조림목에 물을 주며 관리한 결과 처음 심었던 30cm내외의 나무는 벌써 2m 이상 자랐다”면서 “몽골의 주민들은 목축업을 주업으로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처음에는 낯설고 생소하게 여겼다. 그러나  ‘고양의 숲’ 조성 이후 마을로 직접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쌓이는 모래양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이제는 나무와 숲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 마다 사업추진의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 한국인 단원으로 조림장 사업에 참여하고 김찬미씨(오른쪽)는 대학에 다니다가 휴학하고 이곳에 왔다 .단원 이일우씨(중앙)는 일본 게이오 대학 출신이다. <사진=문일석 발행인>

 

함께하는 현지인

 

지난 8월15일, 조림장 관리를 위해 일해온 관계자-마을주민인 뱜바수렝-오르트 나상-어떻치엑-오르트나상-따와-에르텐빌렉씨 등 6명, 한국인 단원 김찬미-이일우씨 등과 같이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고양시 조림장이 만들어진 이후의 이모저모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민 뱜바수렝씨의 나이는 53세이고, 오르트나상씨의 나이는 38세이다. 그들은 이 마을에서 낳고 자랐다. 두 사람은 “어릴 적 여러 그루의 나무를 본 일이 없었다. 한국의 고양시와 푸른아시아가 나무를 심은 후부터 이 마을에서 수백 수천 그루의 나무를 보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마을주민인 오르트나상씨(50)는 지난 2015년부터 조림장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영농을 배우고 싶어 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오이 토마토를, 노지에서 감자 당근 재배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에르텐빌렉씨(43세)는 유목민 출신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심어놓은 나무가 죽는 것을 보고가슴 아파했다”면서 “나무를 지키지 위해 조림장의 경비원으로 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참석자들은 “나무에게 물을 주며 열심히 키웠는데 죽는 나무를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나무가 더디 자라 기분이 안 좋다” “영농에 관심을 갖는 자가 늘고 있다. 마을 주변에  숲이 있어 좋다” “나무가 있어 너무 아름답다” “모래가 집 담벼락에 몰아쳤다. 그런데 나무가 자라기 시작할 때부터는 모래가 날아오지 않았다. 나무가 모래로부터 마을을 보호해 주고 있다” “지난 2009년 하얀 땅-황무지 땅이 나무를 조림한 이후 많이 변했다” “관리해서 자란 나무를 보니 자랑스럽다” 등등의 말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한국 사람들 모두다 열심히 일한다. 늘 웃고 다니는 모습이 착해 보인다. 무슨 일 시작하면 중간에 포기를 안한다. 몽골에 조림해준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인 단원으로 조림장 사업에 참여하고 김찬미씨는 대학에 다니다가 휴학하고 이곳에 왔다. 그는 겸손한 어조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도우러 온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현장을 배우고, 환경분야에 눈을 뜨고 있다. 학부생이어서 인생의 큰 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원 이일우씨는 일본 게이오 대학 출신이다. “조림지 조성, 울타리 나무세우기, 구덩이 파기, 나무심기 등 일련의 조림장 사업을 같이 한다”면서 “생명의 싹이 자라는 것을 보고 늘 감동을 받고 있다. 몽골 전체가 나무심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인식변화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들의 삶에 녹아들어가 동화되어 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양시가 아이막 조림장 사업에 10년간 지원하고 손을 때는 2019년이면 몽골 아이막 지자체에 경영권을 이양한다. 이를 대비, 주민공제회가 만들어졌다. 조림장에서 나오는 수입을 적립하고 있다. 특히 차차르간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는 지난 2005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260kg을 수확했다고 한다. 1kg 당 5000투구르에 팔려나갔다. 지금까지 260만 투구르를 적립했다고 한다. 물론 큰 금액이 아닌, 작은 금액이다. 하지만, 수확의 첫 단계이다.

 

막걸리 담글 때 쓰는 누룩이란 효모는 아주 작지만 어느 순간 항아리전체를 바꿔 놓는다. 고양시-푸른아시아의 몽골 조림사업에 대한 누룩 같은 기대, 몽골 초원이 날로 푸르러지는 날을 상상해본다.

    

moonilsuk@naver.com

기사입력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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