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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원조 스릴러 퀸’의 컴백

“연기하는 거에 행복느끼는 평범한 워킹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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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제 기자 2017-09-08


‘원조 스릴러 퀸’ 염정아가 복귀했다. 최근 1990년대를 상징하는 ‘왕년의 여배우’들의 재활약이 반가운 가운데 ‘변신의 귀재’ 염정아는 또 어떤 충격을 안길까.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여전히 세련되고 멋졌다. 오랜 경험을 통한 여유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분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녀 또래의 성공한 여배우들 대부분이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동안 미모와 당찬 카리스마를 풍기긴 하지만 그녀의 경우는 조금 더 특별했다. 훤칠한 키와 날씬한 몸매, 도시적인 이목구비와 남다른 패션 감각은 기본이요, 두 아이의 엄마다운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고민을 토로하며 큰 눈을 더욱 더 반짝이고, 열정적으로 ‘꿈을 꾸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산범’서 미스터리 휘말린 배역 맡아서 새로운 도전

아역 보고 있으면 아이들 더욱 보고 싶어져서 힘들어

평범한 워킹맘…연기하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해

차기작 없어 엄마로 돌아가 아이들의 2학기 준비해야

 

▲ 장산범’ 염정아 <사진제공=NEW>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박동제 기자(브레이크뉴스)] 염정아를 비롯해 박혁권, 허진, 신린아, 방유설, 이준혁 등이 출연한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특히 <장산범>은 지난 2013년 신선한 소재, 충격적 전개를 통해 560만 관객을 사로잡은 <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신작이어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장산범>에서 염정아는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린 여자 희연 역을, 박혁권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의심을 품는 희연의 남편 민호 역을, 신린아는 어느날 나타난 낯선 소녀 여자애 역을, 허진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이번영화에서 염정아는 빠질 수 밖에 없는 무한매력을 뽐내며 진정한 명품 여배우의 진가를 발휘햇다. ‘원조 스릴러퀸’의 귀환을 알린 염정아의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다음은 염정아와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 2003년 개봉한 <장화 홍련> 이후 스릴러 복귀.

▲ <장산범>은 개봉 전부터 ‘염정아 스릴러 복귀작’이라는 것이 부각됐는데, 저는 부담감 보다는 오히려 좋은 쪽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평소에도 어떤 문제에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염정아 스릴러 복귀작’으로 봐준 분들에 대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오래 전에 찍었던 <장화 홍련>이란 작품 이후 <장산범>으로 스릴러에 복귀했는데, 큰 기대를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이 더욱 컸던 것 같다. 

    

- <장산범> 모성애.

▲ <장산범> 속 희연의 모성애적인 부분은 초반에 촬영한 부분이다. 사실 어떤 작품이든 촬영 초반에는 감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보니 더욱 어려운 촬영이었던 것 같다.

    

- <장산범>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

▲ <장산범>에서 제가 연기한 희연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이 흥미로웠고, 좋았던 것 같다. <장산범>을 보면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막 놀래키는 공포가 아닌, 어떻게보면 반반이 섞인 공포로 느껴지지 않나.

그러다보니 배우 입장에서 감정의 강약 등 조화를 잘 맞추면 관객들에게 독특한 공포로 다가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재밌을 것 같았다. <장산범>은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많이 울었던 작품이라 더욱 참여하고 싶었지 않나 싶다.

    

- <장산범> 여자애 신린아, 남편 역 박혁권과 호흡.

▲ <장산범>을 본 분들은 알겠지만, 신린아가 연기를 정말 잘하지 않나. 현장에서는 보통 아역들에게 배려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신린아는 카메라 앞에 서면 프로 배우처럼 완벽하게 연기하더라.

정말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사실 <장산범> 전에는 신린아라는 배우를 잘 몰랐고,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첫 만남때부터 시나리오를 읽지도 않았는데, 이미지적으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던 것 같다. <장산범>에서 여자애 역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그만큼 신린아가 잘 소화해준 것 같아 너무나 고마울 뿐이다.   

사실 박혀권 배우가 굉장히 재밌는 분이지만, 말이 많지는 않은 분이다. 감정적으로 힘든 촬영을 하다보니 당시에는 많지 친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장산범>을 홍보하는 요즘들어 더욱 친해지는 것 같다. 박혁권은 어떤 역할도 잘 소화해내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 <장산범> 희연 역을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지점.

▲ <장산범>을 접할 관객들이 희연의 감정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배우로서 그런 부분을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다보니 중점을 가장 뒀던 것 같다.

사실 제가 계산을 잘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더욱 시나리오를 여러 번 읽는 것 같다. 어떤 장면을 찍을때 어느 정도를 생각해야 될 경우가 있으면 책을 처음부터 다시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 감정을 다시금 끌어 올리는 스타일이지 않나 싶다.

연기를 하면서 실제 저와 대입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며 더욱 빠져들게끔 하는 것 같다. 물론 <장산범> 현장에서도 신린아를 포함한 애들을 보고 있으면 제 아이들이 더욱 보고싶어지기는 하는 것 같다.

    

- <장산범> 허정 감독이 부탁한 부분.

▲ 허정 감독님은 굉장히 꼼꼼한 스타일이다. 말 수도 없고, 수줍음도 많은데 원하는 모습이 있으면 끝까지 촬영하는 분이다. 이번 <장산범> 촬영 때도 초시계까지 사용하시면서 디테일하게 찍으시더라. 부딪힌 부분? 감독님을 따라가면 되는데 굳이 제가(웃음).

    

- 앞으로 찍고 싶은 작품.

▲ 항상 하고 싶은 작품은 눈에 잘 들어오더라. 마음이 금방 간다. 판단을 금방 하는 편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캐릭터를 조금 더 보지 않나 싶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더욱 기대된다.

    

- <장산범>만의 매력.

▲ 장르적인 차별화가 있고, 스릴러 영화지만 그 안에 사람이 있고, 감성적인 스토리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장산범>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감성 스릴러라고 생각한다.

    

- 90년대 인기 여배우들이 돌아온 이유

▲ 어린 시절에는 연기의 참맛에 대해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주목받고 인기를 끌고, 화려한 모든 것들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이제는 그저 조용히 연기만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고 싶은 작품, 캐릭터가 너무나 많지만 내 나이의 배우가 설 자리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한동안은 결혼 생활이 너무 즐거워 집에 있는 게 마냥 좋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엄마 손을 한참 필요로 하는 시기가 지나고 나니 마음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더라. 내 꿈에 대한 고민,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아졌다. 사실 주부들 대부분이 결혼 후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나면 일터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데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편이다. 너무도 간절하게 다시 일을 시작하고 나니 연기가 더 좋아졌다. 요즘엔 1~2년에 한 작품 정도 출연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하다

최근 너무나 반가운 얼굴들이지 않냐. 그들을 보면 나 역시 한창 활동했을 때 기억이 난다. 참 재밌었다.

젊고 패기가 넘쳤던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을 때도 물론 있지만 기본적으로 세월의 흐름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오픈마인드가 됐고 애착도 커졌다. 도전의식도 더 강해지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커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있는 게 사실이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내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 반대로 잘 못할 것 같은 역할까지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됐고, 그런 폭넓은 도전이 주는 만족감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점점 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그 어떤 수식어도 바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 잘하는 배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아이들에겐 어떤 엄마인가

▲ <장산범>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본능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 것 같다. 나는 사실 아이들에게 쩔쩔 매는 ‘소심쟁이’ 엄마다.

많은 분들이 제 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아이들에게 다소 엄하거나 까칠할 것 같다고도 하시는데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만은 쩔쩔 매는 소심쟁이다. 무섭기는커녕 웃겨 주는 친구 같은 엄마다. 가능한 한 섬세하게 제 손길이 닿도록 신경 쓰는 편이다. 대화 수준도 많이 낮춰준다.

교육관은 아이들이 착하고 바르게 자랐으면 좋겠다. 다행히 남편도 가정적인 편이라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복귀 후에는 외조도 약속해 줬다. 일과 연기, 두 가지 모두 잘 해내고 싶다.

아이들의 학업 스케줄을 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두 아들이 학년이 달라서 동선 맞추는 게 어렵다. 꼬이지 않게 정리해야 하는데 컴퓨터를 잘 다룰 줄 몰라 종이에 자를 대고 일정표를 직접 그린다. 일을 할 때는 아이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현장에 가기 전에 유난히 준비를 더 철저히 하는 편이다. 엄마의 할 일이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당분간 차기작 계획은 없다. 엄마로 돌아가 아이들의 2학기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지금보다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은 아니다. 또 기회가 오면 그때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하기 때문에 쉬는 동안에 그들과 ‘힐링’할 수 있어서 좋다. 화가 날 때도 있지만 그런 감정을 눈 녹듯 사라지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다.

    

dj3290@naver.com

기사입력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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