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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이낙연 국무총리 성적표

소통형 책임총리 광폭행보…“권력 냄새 안 나는 정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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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9-08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취임 100일을 넘겼다. 지역 안배를 위해 호남 출신 총리로 임명된 이낙연 총리는 취임 초부터 ‘책임 총리’를 강조하며 민생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막걸리 소통’으로 불리는 이낙연 총리 특유의 대국민 소통 행보는, 시민들에게 ‘여니’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끄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사드 및 안보 위기, 그리고 원전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책임 총리’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책임총리제 구현위해 최선 다해…각종 현안 컨트롤 타워 자임

고위공직자들에게 ‘설명의 의무’ 강조하며 강하게 경고하기도

막걸리 소통으로 알려진 소통행보로 기자·시민들에 인기 높아

안보 위기 및 원전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영향력 낮다는 지적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월7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월7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총리는 평소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를 ‘부지런하고 문제의식 있는 정부’라고 꼽는다. 그런 이 총리 역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며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중량감 있는 목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총리는 매주 목요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무위원을 비롯한 주요 기관장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내각의 ‘조정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책임총리제 구현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이 총리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이 총리와 정례 오찬 회동을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터진 ‘살충제 계란파동’ 때는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관리하고 국민에게 전수조사 결과를 소상히 알리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또, 차관급 30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도 문민정부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하도록 했다.

 

여권의 ‘삼각편대’인 고위 당정청 회의도 이 총리 취임 닷새만에 열려 역대 정부 중 가장 빨랐고, 지난 9월5일에는 북한 6차 핵실험과 관련해 긴급안보 당정청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책임총리가 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위원과 그에 준하는 자리에 대한 제청권이 총리한테 있지만, 최종권한은 대통령에게 있고 저와 상의 없이 임명된 국무위원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총리는 일상적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각종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고 책임 있는 결론을 내리고자 몸부림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일상적인 행정,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최종 권한을 가진 책임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그것이 책임총리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민생에 역점을 두고 총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한 이 총리는 실제 살충제 계란 파동 속 대형마트를 찾아 소비자들을 만나고, 전국의 가뭄 현장을 찾아 메마른 땅을 만지고,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을 찾아 녹조물을 직접 떠보는 등 현장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이 총리는 취임 직후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터지자 ‘콘트롤 타워’가 자신임을 분명히 밝혔고, 가뭄과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또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군산조선소 중단 대책, 수능 절대평가 도입 논의, 살충제 계란파동 수습, 공관병제도 폐지를 포함한 갑질 대책과 생리대 등 생활화학제품 안전대책 마련도 주도했다.

 

이 총리는 현안점검조정회의를 국가 중요정책 조정과 주요 현안 대응 등 ‘문제해결형 내각’의 핵심 회의체로 운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실제 자유롭게 토의·건의가 이뤄지고, 이 총리도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묻는다. 필요할 경우 각료들을 공개 질타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이 총리는 지난 8월17일 현안조정회의에서는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꼬치꼬치 질문을 던졌고, 류 처장이 잘 대답하지 못하자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에서 나올 수도 있는데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직설화법으로 질책했다.

 

이 총리는 또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 “공직자는 국방·근로·교육·납세라는 4대 의무 외에 ‘설명의 의무’라는 것이 있다. 그걸 충실히 못 하면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에게도 틈날 때마다 “모든 부처의 장들이 소관업무를 완전히 수중에 장악,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걸 어린아이를 포함해 국민에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가 이처럼 ‘일상적 국정’과 내각을 챙기고 있으나 야권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서는 ‘책임총리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살충제 계란 파동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자유한국당은 “총리가 책임총리답게 식약처장을 해임건의안 1호로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지난 8월6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영화 ‘택시운전사’를 함께 관람한 후 호프집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국무총리실>    

 

격의없는 소통행보

 

이 총리는 ‘격의 없는’ 소통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여니'라는 애칭을 선물 받았다. 이 총리의 페이스북페이지 팔로워는 3만2000명으로, 역대 총리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직접 사진과 글을 올리고, 네티즌의 질문에도 실시간 댓글로 답한다. 총리실에서 보도자료를 내기도 전에 이 총리가 먼저 글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 총리가 지난 8월4일 페이스북에 “영화관람 번개 모임을 제안합니다.(중략) 댓글 주시는 20분을 모시겠습니다. 끝나고 호프도 한 잔!”이라고 글을 올리자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 총리가 영화 택시운전사를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함께 보고 “울면서 봤다. 광주시민들이 왜 그렇게 목숨을 걸었는지 과거형으로 보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했다”고 인터뷰를 하자, 이 소식 역시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총리는 경호와 의전을 대폭 간소화해 어디서든 시민들이 원하면 함께 사진을 찍고, KTX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 등 소탈한 모습으로 적잖은 인기도 끌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직접 각종 민원과 의견을 듣고, 일리가 있다 싶으면 곧장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라는 지시도 내린다.

 

아울러 이 총리는 AI 방역활동을 하다 숨진 포천시 공무원 빈소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에 달려가 유족의 손을 잡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 총리는 지난 8월29일 밤 위안부 피해자 고(故)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가 유족이 “고인을 해외동포를 위해 조성된 국립망향의 동산에 모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하자 곧바로 복지부 장관에게 전화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

 

이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적이고 정치권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TV뉴스 생방송 등 형식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현안을 직접 설명한다.

 

또 “역사상 가장 막걸리를 많이 소모하는 총리 공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과 ‘막걸리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총리는 평소 막걸리를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막걸리 마니아'이다.

 

지난 6월30일에는 바른정당 지도부, 8월16일 정의당 지도부를 각각 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 만찬을 했다. 8월19일에는 이례적으로 청와대와 총리실의 차관급 이상 전원을 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권력 냄새 안 나는 정부가 되자”고 참석자들과 의기투합했다.

 

이 총리는 ‘민심을 직접 듣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비공개 막걸리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존재감의 문제

 

다만 과거의 총리와 마찬가지로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문제가 뜨겁게 떠오른 가운데, 당초 이를 담당하기로 했던 총리실이 '공론화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부여하면서 책임 전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새 정부의 조각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국정운영에 잠시 차질이 빚어지면서 총리의 역할에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초 책임총리제 권한에 따라 이 총리가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인사제청권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인선의 권한과 책임이 모두 청와대로 쏠리면서 총리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를 두고 이낙연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보다 전면에 나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헌법상 국무총리 권한이 사문화되지 않으려면 국무총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논란이 되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야당의 지명철회 요구가 계속된다면 이를 충분히 검토해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럴 때마다 이낙연 총리는 “국회의 결정과 국민의 판단을 우선 보겠다”며 “중대한 문제에 임할 때는 이후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만큼, 종합적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한발 물러선 자세를 취했다.

 

이에 ‘책임총리제’ 실현을 위해서는 이 총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통령의 의지가 강해 DJP 공동정권 당시의 총리보다도 더 실권을 줄 수 있는 분위기로, 이 총리가 좀 더 전면에 나서 책임총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책임총리의 역할을 지적받던 이낙연 총리는 최근 굵직한 민생 현안에 전면 나서며 그 역할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민생 현안을 진두지휘하며 내각을 장악하는 모습에서 그가 규정한 책임총리제에 한발 다가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 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책임총리로서 행정부를 이끄는 것은 물론 정치적 실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 9월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낙연 총리는 사드 추가 배치를 둘러싼 갈등 상황을 고려해 기자간담회를 연기하면서 책임총리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이 총리는 당초 이날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소회와 성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로 밤새 경북 성주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지는 등 급박한 국내 상황에서 행사 개최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순방 중이라 성주 상황을 비롯해 국정 전반을 챙겨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을 했다.

 

▲ KTX를 타고 이동 중, 도시락으로 식사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삶의 궤적

 

한편, 이낙연 총리는 1952년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출생, 광주제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이후 동아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였고 도쿄 특파원을 지낸 지일파다.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 중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일하던 시절 ‘동교동계’로 불리던 옛 민주당을 출입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알게 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하게 됐다.

 

이때 김 전 대통령이 이낙연 당시 기자를 얼마나 아꼈는지 하루는 기자회견을 할 일이 있었고 그 때문에 타사 기자들은 다 모였는데 이낙연 기자가 보이질 않자 시작을 안 하다가 이낙연 기자가 조금 늦게 도착하니 그제서야 기자회견을 시작했다는 일화가 전해졌을 정도다.

 

이처럼 김 전 대통령의 러브콜로 정치에 입문한 이낙연 전 지사는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전라남도 함평군-영광군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이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노무현을 지지했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 범 친노계 정치인들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따라가지 않았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발의자 명단에는 올랐지만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으며,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2005년 새천년민주당이 민주당으로 개칭하면서 민주당 소속이 되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하여 대변인에 임명되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전라남도 함평군-영광군-장성군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같은 해부터 2010년까지 대한민국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을 역임했다. 2010년 민주당 사무총장에 임명되어 2011년까지 역임하였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전라남도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문제로 민주당이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당선되는 등 고향인 전라남도 영광군 쪽 지역구에서 4선 의원을 한 ‘호남의 맹주’ 중 한명이다. 또한 민주당에서 5번이나 대변인을 맡아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전라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제37대 전라남도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100원 택시’와 ‘찾아가는 영화관’ 서비스 등 이색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100원 택시는 전라남도 316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택시를 부르면 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받고 택시가 운행한 뒤 차액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불하는 방식이다.

 

전라남도 22개 시군 중 목포, 순천, 여수, 광양에만 영화관이 있는 점을 고려해 도지사에 당선된 뒤 2014년 고흥과 장흥에 영화관을 세웠다. 임기 안에 18개 시군에 모두 영화관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섬과 농어촌 지역에도 영상 장비를 들고 찾아가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행사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공약 이행의 결과 올해 초 수행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긍정평가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뒤를 이은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하면서 국무총리의 삶을 시작했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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