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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기름 건강학’

기름만 잘 먹어도 암·당뇨·치매 ‘얼마든지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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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기자 2017-08-25


우리는 평소 기름을 먹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기름진 식사를 하면 왠지 병에 걸릴 것 같고 살이 찔 것만 같다. TV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기름진 음식을 삼가라”는 조언을 하기 일쑤다. 그 때문에 때로 기름은 건강을 해치는 악의 화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의 의학박사이자 수명 제어 유전자의 대가 시라사와 다쿠지(白澤 卓二)는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기름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서 “오히려 기름을 섭취하지 않으면 병에 걸린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TV와 잡지 인터뷰 등을 통해 노화 방지법을 알기 쉽게 해설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시라사와 박사는 “문제는 기름의 종류와 섭취 방법”이라면서 “올바른 기름을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면 암·치매·당뇨병 등의 병이 개선되고 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병을 키울 수도, 고칠 수도 있다는 시라사와 박사의 기름 건강학을 소개한다.

 


  

기름진 음식은 몸에 해롭고 비만 부르는 악의 화신?

신경세포를 유연하게 움직이려면 기름 반드시 필요

기름 빼면 세포 쉽게 파괴…무작정 피하는 건 위험천만

기름 잘 먹으면 몸에 좋은 영향 끼쳐 생활습관병 예방

 

▲ 피부의 염증은 알레르기로 알려진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키는데, 오메가-6가 증상 악화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쁜 기름이다. <사진출처=Pixabay>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건강한 식사’를 말할 때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식단이 있다. 삶은 닭가슴살, 삶은 달걀, 채소 샐러드, 과일 등. 이와는 다른 식단을 떠올린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건강한 식사에 기름진 음식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TV의 소위 ‘먹방’ 프로그램에서 ‘기름지다’라는 말은 ‘건강에 안 좋지만 맛은 있다”를 뜻하며,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기름은 ‘건강에 해롭고 비만의 주범’과 동의어처럼 쓰인다. 그리고 기름에 대해 이렇게 다루는 일이 당연시됨으로써 우리는 ‘기름=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병을 키우고 고치는 기름

 

“많은 사람이 기름진 식사를 하면 살이 찐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기름을 먹고 싶어 하면서도 부담을 느낀다. 점심에 돈가스 정식을 실컷 먹고, 저녁은 맥주를 곁들여 치킨이나 감자튀김 등을 먹는다. 이렇게 운동이 부족한 상태로 기름이 풍부한 고기나 요리를 계속 먹다 보면 체중이 눈 깜짝할 사이에 늘어난다.

 

그렇게 체중이 불어나 불룩해진 뱃살을 빼려 할 때 사람들은 보통 ‘기름을 삼가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가능한 한 기름을 섭취하지 않고 있는데, 몸무게가 줄지를 않는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름을 삼가도 배의 지방은 줄어들지 않는다. 기름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은 기름이 지방으로 축적된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기름을 삼가면 배의 지방도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기름 이외의 무언가가 배의 지방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수명제어 유전자의 분자유전학, 알츠하이머의 분자생물학, 분자생리학, 스포츠 선수의 유전자 연구 등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시라사와 다쿠지(白澤 卓二) 박사는 “기름이라고 해서 무작정 몸에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 “나쁜 기름과 좋은 기름을 구분해서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을 살리고 해치는 기름

 

사실 기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면역 기능이 약화되고 더 쉽게 살이 찌기도 한다.

 

그러나 시라사와 박사는 “신경세포를 유연하게 움직이려면 기름이 반드시 필요하고, 기름을 빼면 세포가 쉽게 파괴되므로 무작정 무서워하거나 피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기름을 더 가까이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문제는 나쁜 기름과 좋은 기름을 구분하여 어떻게 섭취하는가 하는 점이라고.

 

“오메가-6가 머리를 좋아지게 한다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의식적으로 ‘많이 먹여야지!’라고 하는 부모들을 종종 만난다. 그러나 오메가-6가 체내에서 변환된 물질이 너무 많이 증가하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염증은 다양한 병과 관련이 있다. 피부가 가려울 때 긁으면 빨갛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염증이다. 계속 긁으면 피부는 문드러지고 피가 난다. 심하면 상처 자국도 남는다.

 

이러한 상황이 체내 이곳저곳에서 반복되어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라. 혈관이 염증 때문에 상처를 입고 딱딱해지면 핏덩어리(혈전)가 생기면서 심근경색과 뇌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오메가-6를 과다 섭취했기 때문이다.

 

피부의 염증은 알레르기라고 알려진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키는데, 오메가-6가 증상 악화에 관여하고 있다. 알레르기로 발생하는 천식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무너지면, 관절이 파괴되는 관절 류머티즘에 걸리기 쉽다. 오메가-6는 이상한 세포가 늘어나는 암과도 관련이 있다.”

 

오메가-6뿐만 아니라 버터, 마가린,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콩기름, 참기름, 돼지기름, 생선 기름 등 우리 주위에는 많은 종류의 기름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름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기름진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다.

    

▲ 올리브 오일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몸에 좋은 기름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사진출처=Pixabay>     © 사건의내막

 

기름을 빼면 세포 쉽게 파괴

 

물론, 이제까지 알고 있던 대로 건강에 나쁜 기름은 있다. 하지만 오히려 먹어야 하는 기름도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 모두를 ‘기름’으로 뭉뚱그려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몸에 반드시 필요한 좋은 기름조차 섭취하지 않게 됨으로써 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나쁜 기름은 사람에게 해롭지만, 좋은 기름은 오히려 인체를 잘 돌아가게 한다는 게 시라사와 박사의 주장.

 

그렇다면 기름은 정말로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일까? 최대한 기름을 먹지 않는 생활을 해야 건강과 다이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또 나쁜 기름은 무엇이고 좋은 기름은 무엇인가?

 

“LDL콜레스테롤은 악성 콜레스테롤이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으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따라서 동맥경화와 관련 있는 것은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LDL(Low Density Lipoprotein)’이라고 하는 콜레스테롤을 옮기는 운반체다. LDL은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단순한 운반책일 뿐이다. 게다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있는데, 동맥경화와 관련 있는 것은 작은 LDL뿐이다. 그 작은 운반책이 혈관의 벽에 침투해서 나쁜 짓을 하는데, 이것이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운반책의 짐인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와 관계가 없다. 그래서 2015년 미국 ‘식생활 지침’에서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의 제한을 없애고 있다.”

 

시라사와 박사는 최근 한국에 소개한 <기름혁명>(동아엠앤비)이란 책을 통해 나쁜 기름과 좋은 기름을 구분하고, 기름을 어떻게 섭취해야 몸에 좋은지 조목조목 알려주고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기름을 섭취할 수 있는 간단한 팁들도 소개한다.

 

“많은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산소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산소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어낼 때 사용되는데, 이때 평범한 산소와는 조금 다른 ‘활성산소’라는 것이 생성된다. 활성산소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나쁜 세균을 퇴치하는 등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세포에 달라붙어 상처를 내는 나쁜 활성산소도 있다. 이때 일어나는 것이 산화이며 이를 막는 것을 ‘항산화 작용’이라고 한다. 올리브 오일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고 오메가-3, 오메가-6에 비해 잘 산화되지 않는 기름이다.”

 

시라사와 박사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기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꾸고, 줄곧 멀리 하려고만 했던 기름을 가까이 하라”고 조언하면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크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 바로 제대로 된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기름 한 방울의 혁명

 

실제로 기름은 사람에게 필요한 성분이다.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세포를 보호하기도 하며, 온몸의 신경과 호르몬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고 비타민 흡수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기름을 먹지 말아야 살이 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기름을 섭취하지 않을 때 쉽게 살이 찐다.

 

“전립분은 껍질과 맥아 등도 같이 빻아 만든 가루인데, 비타민이나 식이성 섬유 등 영양이 풍부하고 혈당치도 잘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통밀빵을 먹으면 흰 빵을 먹었을 때보다 혈당치가 쉽게 올라간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 1981년 토론토 대학이 실시한 연구에서 탄수화물이 혈당치에 끼치는 영향을 수치화한 지표인 ‘혈당지수(GI 지수)’를 조사해 보니 통밀빵의 GI 72와 비교해 흰 빵은 GI 69, 슈크로스는 GI 59, 땅콩버터가 들어간 초콜릿은 GI 41로, 통밀빵을 먹을 때 제일 혈당치가 쉽게 올라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치가 올라가기 쉽다. 설탕, 초콜릿, 흰 빵보다 통밀로 만든 빵을 먹으면 체내가 포도당으로 넘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매일 통밀빵을 먹는 사람이 많은 미국에서는 그 식생활이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병으로 이어지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시라사와 박사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기름의 역할에 관해 설명하면서 잘못 알려진 상식을 하나하나 깨부순다. 기름은 올바르게 섭취하면 암·당뇨병·치매와 같은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우울증이나 ADHD 등의 치료에 도움이 되며, 피부 상태의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

 

수명과 알츠하이머병에 관련한 유전자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의학박사인 시라사와 박사가 임상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지식을 환자와 대화하듯 쉽고 간단하게 전한다. 다.

 

“올바른 방법으로 기름을 섭취하면 병이 사라지고 건강에 도움이 되며 일상생활에서도 힘이 넘치게 된다. 그저 식생활을 점검하기만 하면 되니 누구라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먼저, 하루만이라도 시작해보라! 당신의 생활에서 기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gracelotus0@gmail.com

기사입력 :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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