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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연기력 갖춘 천상 배우 ‘박민영’

“계속 행복하게 연기하며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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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경 기자 2017-08-22


배우 박민영이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명불허전 ‘사극여신’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8월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팩션 로맨스 사극. 박민영은 극중 로맨스의 중심이 되는 신채경 역을 맡아 타이틀롤로서 극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쳤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박민영은 ‘7일의 왕비’와 함께한 4개월 여의 시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연기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촬영이 힘든 사극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박민영.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오랜만에 연상과 연기하니까 배울 것도 많고 호흡 만족

연기하면서 감정이입 많이되어 심하게 운 씬 많기도 해

특유의 작품선택 기준…대본에도 첫인상 중요하다 생각

연기하면서 좀 더 편하게, 더 행복하게 지내는 게 목표

 

▲ 배우 박민영 <사진출처=문화창고>  

 

 

[사건의 내막=이남경 기자(브레이크 뉴스)] 박민영은 이번 작품인 ‘7일의 왕비’에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 던진 슬픈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 몰입도를 높이는 고도의 감정 열연으로 극을 이끌어왔다. 마지막까지 빛났던 그녀의 존재감은 신채경의 처절한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안방극장의 대호평을 이끌어냈다. 

 

사극으로는 ‘닥터 진’ 이후 5년 만에, 지난해 ‘리멤버-아들의 전쟁’ 이후 1년 반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박민영은 ‘복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몰아치는 생존 로맨스 속에서 아픔으로 물든 신채경의 마음을 섬세하고 애절한 눈물을 통해 전달하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다음은 박민영과의 일문일답이다.

    

- 배우들과의 호흡.

▲ 항상 연하나 동갑내기들과 하다가 오랜만에 오라버니들을 모시고 하게 됐는데 심리적으로 의지가 됐다. 두 분 다 너무 오빠미 낭낭하다고 하지 않나. 생방송 같은 촬영 현장에서 워낙 베테랑들이어서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맞추는 시간이 줄었다. 현장에 빨리 적응하게끔 이끌어주셔서 너무 좋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캐스팅이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한다. 이동건에게는 세련됨과 미묘한 까칠함이랄까, 디테일이 살아있게 연기하시고 멜로의 느낌도 충만하셔서 융 캐릭터에 잘 맞았다.

연우진의 역이라는 캐릭터의 신분은 대군이지만 친구들과 놀 때는 천진난만한 매력이 있다. 채경이랑 둘이 있을 땐 어린 시절의 대군마마로 돌아가듯 투정도 부리고 순수함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본연의 매력과 잘 어우러지더라. 저는 캐스팅이 참 잘됐다고 생각한다.

    

- 대군마마와 ‘심쿵’한 장면.

▲ 저희 심쿵 장면은 사실 아역일 때 많다. 성인이 돼서는 역경에 부딪혀서, 그나마 그 사이 꽃피는 설렘이라고 하면 나뭇가지를 비녀 삼아 머리에 꽂아주는 신이 있다.

역(연우진 분)이 청혼을 하고 내일 다시 선물을 준비해서 온다고 하는데 채경이가 ‘저 이거면 돼요’ 하면서 나뭇가지를 꽂아달라고 한다. 그 신에서 둘이 신분도 그렇고 상황도 그렇고 둘의 감정이 순수해 보여서 좋았다.

    

-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장면.

▲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건 몇 신이 있다. 처음 눈물 신은 역의 상처를 볼 때였다. 그동안 이 사람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한 번만 봐도 되냐’면서 상처를 보고 안아주는 게 있다. 그 신에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저고리 고름을 자르면서 이별을 고하는 장면, 마지막에 키스하는 것도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이별의 키스를 한다’고 돼 있는데 선물을 주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극중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 사람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자세가 돼서 감정이 많이 북받쳐 올랐다. 저만 아니고 다들 많이 울었다. 극중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고 오열 수준의 신들이 있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

    

- 캐릭터와 싱크로율.

▲ 저는 천방지축에서 성숙해지는 것까지 다 있어서 어렵진 않았다. 캔디 캐릭터를 자주 해서 왈가닥이라고 말하는 채경의 모습이 부담스럽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고, 나중에 차분해졌을 때는 그 역할이 극 중에서 스물이지만 조선시대에서는 지금 제 나이가 됐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할 때 이 친구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결정을 하는지 이해될 때가 많았다. 이별을 고하는 장면도, 제 나이 또래 여자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었던 것 같다.

    

- 실제 연애 스타일.

▲ 채경이처럼 한 사람을 죽을 만큼 사랑해 본 적이 있나 싶다. 그땐 조선시대였고 다들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시대였다. 지금은 연애관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저는 웃긴 걸 좋아하고 즐거운 친구처럼 사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열렬히 불타오르고 빨리 식는 것엔 흥미가 없다. 제가 요새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친구처럼 지내는 두 분이 ‘너랑 놀 때가 제일 좋아’ 이런 말을 하시더라.

제가 원하는 삶이 저런 게 아닐까, 화려하고 거창하고 자극적이고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는 것도 맞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게 진짜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상의 행복을 찾고 있다.

    

- 남주인공들의 매력.

▲ 둘 다 착한 남자는 아니다. 나쁜 남자다(웃음). 스타일이 다를 뿐, 역이 같은 경우는 이기적이다. 대의를 위해 이 친구(신채경)를 밀어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여자의 입장만 생각하면 저를 위해 모든 걸 바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 너무 사랑했고, 진심이었고, 나중에라도 깨닫게 됐지만 채경이에게는 더 좋은 남자일 수 있었다.

융은 대놓고 나쁜 남자다. 모두에게 나쁜 사람인데 채경이에게만 츤데레 같은 게 있어서 그런 면이 여심을 자극한 것 같다. 제가 채경이를 만난다면 고난과 역경의 시작이기 때문에 둘 다 만나지 말라고 하고 싶다(웃음).

    

- 사극 선호하는 이유.

▲ 처음엔 선생님들의 조언을 듣고 시작하게 됐다. 원래 지금 같은 목소리가 아니고 애기처럼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이킥’을 하기 전에도 딕션이 안 좋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기 수업을 받으며 많이 보완했지만 사극을 하게 되면 목소리에 알맹이가 생길 것이라는 조언을 받아서 사극을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판소리부터 안 한 게 없다. 처음에는 연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시작했다면, 그 다음에는 적응이 되고 작품 수가 늘어날수록 사극 고유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균관 스캔들’이 여름 사극이어서 고되고 힘들었는데 사극 특유의 절제미 있는 연기가 재미있었다. 제스쳐를 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그런 것들을 얼굴 표정이나 말투로, 그것도 입에 잘 붙지 않는 대사들로 표현해야 하니까 어려우면서도 해내면 성취감이 생기는 매력이 있다.

절제한다는 매력에 빠져서 선택했고, 힘드니까 이번에는 진짜로 안 하려고 호언장담 했는데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 ‘7일의 왕비’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끝나면 다시는 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한복이 아름답지만 통풍이 안 되는 소재가 많다. 오히려 더위를 안 타는 편이라고 자부했는데 온 몸에 땀띠가 날 정도였다. 나중에는 더위를 먹어서 밥을 못 먹었다. 극중 가장 괜찮은 얼굴이 나왔다(웃음). 

    

- 작품 선택 기준. 

▲ 일단은 시놉시스를 한 번에 읽을 정도의 흡입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 감을 많이 믿는 편인 것 같다. 사람을 볼 때도 첫 인상을 중요시 하는데, 대본도 첫 인상이 중요한 것 같다. 좋은 느낌이 드는 작품은 드라마 전체 짜임새가 잘 짜여진 구성이거나, 재미가 있거나, 내 캐릭터나 다른 캐릭터들의 대사가 주옥같다.

끌리는 포인트들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느낌을 많이 따르는 편이다. 다양한 작가님들과도 많이 작업했다. 전작이 중요한 것보다 어떻게 써주실 것인지를 더 보는 것 같다.

    

- ‘성균관 스캔들’ 이후 깊어진 감정선 체감하는지.

▲ 나이가 벌써 ‘성균관 스캔들’ 이후로 7년이 흘렀다. 그 때와 같은 연기를 하면 안 되는 거다. 7년이라는 시간동안 ‘박민영이라는 연기자가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만 들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성균관 스캔들’은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이고 저도 신경을 많이 썼다. ‘7일의 왕비’는 ‘잘했다’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없겠지만 다시 한다고 해도 이 작품을 할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박민영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 제 모든 걸 던져서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 이럴 때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에너지를 올인했기 때문에, 매 순간 진심으로 했고 허투루한 적이 없다. 그 점에 개인적인 만족도를 주고 싶다. 

    

- 데뷔 10년 차 쉬고 싶은 순간 있었나. 

▲ 한 작품을 끝냈을 때 성취도가 괜찮으면, ‘이만하면 됐어’가 아니라 ‘이걸 했으니까 다른 걸 빨리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오래 쉬면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적당한 휴식은 윤활류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시간이 되겠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쉬게 되면 감을 잃는다는 생각이 든다.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한테는 적당히 쉬고 더 좋은 작품으로 또 도전하고, 그렇게 하는 게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도 맞는 것 같고 저 역시도 살아있음을 느끼니까 항상 본업에 충실할 생각이다.

    

- 슬럼프 극복 방법.

▲ 매번 다르다. 가끔씩은 저의 욕심을 내려놓는 힘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어떨 때는 여행으로 다른 즐거움을 찾으면서 집착을 내려놓을 때도 있었다. 친한 배우들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고 가장 좋은 극복은 좋은 작품을 만나면 씻은 듯이 나아버린다.

가장 큰 슬럼프가 ‘자명고’ 끝나고 나서 왔는데, 그 다음 작품이 ‘성균관 스캔들’이었다. 그걸 찍고, 그 후에 온 슬럼프는 ‘힐러’를 찍으면서 해소됐다. 그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연기를 하면서 슬럼프가 치유됐다.

    

- 30대 배우 박민영, 자연인 박민영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

▲ 배우로서는 평생 연기하고 싶다. 이렇게 제가 하는 만큼 ‘정직하게 하다보면 계속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자연인으로서는 제가 버리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욕심이나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연습을 많이 하는데 더 많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지금도 편하지만 좀 더 편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게 목표다. 요새 최대 관심은 행복이다. 30대가 되니까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성공, 이런 것보다 행복으로 바뀌더라. 올라가겠다는 것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잘 했으면 좋겠고,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다.

    

brnstar@naver.com

기사입력 :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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