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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3각 공조’ 깰 문재인의 승부수

‘인사 사퇴’ ‘대리 사과’…“국회 몽니 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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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2017-07-14


문재인 정부 각종 정책에 대한 야권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실상 정국경색에 ‘2중 잠금 장치’였던 ‘인사 낙마’와 ‘사과’가 동시에 해결됐다. 야권이 그간 줄기차게 반대해온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동시에, 국민의당을 향한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이처럼 청와대는 야권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준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 처리’를 다시 한 번 압박한 셈이 됐다. 다만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최대 걸림돌인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몽니를 부리고 있어, 원활한 민생법안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편집자 주>

 


 

 

경색 정국 답답함 토로했던 대통령…우원식 만나서 상의

국민의당에 임종석 비서실장 보내서 추미애 발언 사과해

조대엽 자진사퇴 후 송영무 임명…추경반대 힘들어진 野

물러서지 않는 야권공조…당청 갈등 조장 프레임 쏟아내

 

▲ 문재인 대통령이 꽉막힌 정국을 풀고 추경심사 통과를 위해 승부수를 걸었다. <사진제공=청와대>   © 사건의내막

 

[사건의 내막=김범준 기자] 지난 7월13일 청와대 주도로 행한 두 가지 ‘이벤트’는 꽉 막힌 국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승부수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온 ‘원칙’엔 어긋날 수 있지만 이로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입법에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또한 막판까지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했던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살리면서 내각 구성에 숨통도 틔웠다.

    

문재인의 한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야당에 있다면 제시해 달라”며 야당을 이례적으로 압박했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을 유예하면서까지 야당의 협조를 구했는데, 야당 대표들이 “꼼수”등을 거론하면서 맞받으며 시급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처리에 발목을 잡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또 “야당이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을 인사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싶지만 일할 조직도 예산도 가로막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더 좋은 방안을 야당이 제시해 달라”는 언급은 야당의 아이디어를 구한 게 아니라, 경제 정책 전반의 ‘마중물’ 역할을 할 추경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추경 처리 불발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과 경제성장 동력 상실의 책임은 오로지 야당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얼마나 좋은 방안이 있나 한번 보자는 질책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지난 7월14일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예고한 조대엽 후보자와 송영무 후보자 거취 문제는 다음주로 늦출 계획이었다고 한다. 국민의당의 협조를 끌어내 추경안을 통과하고 나면 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청와대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30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찾아 임 실장과 함께 문 대통령을 면담하면서 이런 정면돌파 기류가 급변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문 대통령에게 야당의 입장과 당내 의견을 종합적으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우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숙고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추미애 대리사과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원리원칙’의 성품상 강대강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청와대와 야당의 대립은 의외의 곳에서 풀렸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국회로 보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에 분노한 국민의당에 사실상 사과를 하면서 일자리 추경과 정부조직법을 보이콧하려는 야3당의 ‘결계’를 끊어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임 실장을 통한 문재인 대통령의 간접적인 유감 표명을 받아들여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등 국회 일정에 복귀하기로 선언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후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박주선 비대위원장 대표실로 보내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초래된 국회 공전 사태에 대해 분명한 사과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그 뜻을 존중한다.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등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던 그 이전으로 복귀해 여타 인사청문회나 국회 일정에도 협조해 나가기로 의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고유 권한인 인사 문제를 다른 사안과 연계하려는 야당의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도, 제보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민의당에 기름을 부은 추 대표 발언을 ‘대리 사과’ 하면서 국회 복귀의 명분을 주는 강온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또한 이같은 ‘대리 사과’ 당시 추미애 대표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며 당청 갈등도 사전에 차단하는 방향으로 전개했다.

 

실제로 추미애 대표 측은 청와대가 ‘국민의당 조작 파문’ 공세를 대신 사과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유감 표명을) 하는 것에 대해 양해했다”고 밝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와 전병헌 정무수석이 이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의 입장이 전달돼서 (추 대표가) 알았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대표 측은 전 정무수석과 추 대표가 이날 오전 중으로 통화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추 대표를 거론하면서 이야기한 것에 대한 추 대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그것은 언급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병헌 정무수석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와 ‘2+2 회동’을 갖고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한 사과 방침을 전달했다.

 

국민의당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임 비서실장은 “제보조작사건 관해서는 그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검찰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하는데 추 대표의 발언으로 오해가 조성이 되고 그로 인해서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친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우원식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대리사과’와 ‘자진사퇴’가 바로 이뤄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조대엽 자진사퇴

 

이와더불어 국민의당의 복귀 선언 직후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국회 정상화는 급물살을 탔다.

 

청와대는 임명철회가 아닌 자진사퇴이고 (조 후보자)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이 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 중 한 명 이상의 낙마를 조건으로 추경 처리 협조를 연계한 만큼, 이날 문 대통령을 만난 우원식 대표의 상황 보고를 청와대가 조 후보자와 공유했고, 조 후보자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로인해 문재인 정부는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32일 만인 13일 자진해서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완전한 출범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게 됐다.

 

조 후보자는 지난 6월11일 지명발표 때부터 음주운전 사실을 ‘셀프고백’하면서 일말의 불안감을 내포한 채 국회 검증 과정에 돌입했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검증을 거치면서 조 후보자는 스스로 밝힌 음주운전 사실 외에도 크고 작은 결함을 노출했다.

 

조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고려대 교수 감금 사건으로 출교조치를 당한 학생들과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해명했으나, 해당 학생들이 조 후보자와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조 후보자가 지난해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학생들에게 막말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조 후보자는 급격히 수세에 몰렸다.

 

고려대 교육방송국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조 후보자가 학생들에게 “여기서 무슨 논의가 되고 있는지 니들은 모르잖아. 끝나야 알려줄 것 아니야”라고 반말로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들이 “반말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조 후보자는 “아이고, 예 학생님들”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부 장관 후보임에도 사외이사를 맡았던 기업이 임금체불 시비에 휘말린 점도 큰 흠결로 지적됐고, 교수 출신 장관 후보의 단골 시빗거리인 논문 표절 의혹도 따라붙었다.

 

조대엽 후보자의 낙마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낙마자로 기록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닮은꼴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안 전 후보자와 조 후보자는 같은 날 각각 법무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두 사람 모두 문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은 사이기도 하다. 안 전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헌법학계가 탄핵반대 성명을 내는 데 앞장섰고, 조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외곽조직이었던 담쟁이 포럼의 발기인을 맡았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은 사퇴 방법도 거의 같았다. 안 전 후보자는 지명 5일 만인 지난 6월16일 법무부 출입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진사퇴 사실을 알렸고, 조 후보자 역시 노동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검찰개혁’의 중책을 수행할 선봉장으로 꼽혔던 것도 공통점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일자리 창출’과 ‘검찰개혁’의 기수가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한 셈이어서 내상이 더 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후보자의 낙마 이후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하기까지 11일이 걸렸는데 새 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찾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장관과 전 정권에서 임명한 장관이 함께 내각을 구성하는 ‘불편한 동거’도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조대엽 후보자의 손을 놓는 대신 송영무 후보자의 임명과 함께 추가경정예산안을 얻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형식은 ‘자진사퇴’였지만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건의를 문 대통령이 수용한 결과였다고 청와대 인사들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가 오늘 문 대통령을 만나 ‘조 후보자의 낙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게 여당의 컨센서스(합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문 대통령이 고심 끝에 당초 (임명 강행) 계획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신 조 후보자와 함께 야당이 임명을 반대해 온 송영무 후보자를 비롯해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줬다.

 

이에 따라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를 제외한 17개 부처 중 13곳의 장관 임명이 끝났다. 조 후보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고용노동부를 제외한 박상기(법무부)·백운규(산업통상자원부)·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사퇴까지가 야당에 양보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입장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제 국민의 시름을 덜어주려는 ‘착한 추경’과 정부가 출범하기 위한 틀(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가 처리해 주실 때가 됐다”며 “청와대는 할 만큼 했으니 국회가 선의를 갖고 응답해달라”고 말했다.

    

▲ 야권은 ‘당청 갈등 프레임’에 시동을 걸며 ‘추미애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사건의내막

 

문재인의 승부수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동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및 전병헌 정무수석 등 정무라인과 민주당 지도부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국민의당을 달랜 것이다.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7월13일 간 행했던 두 번의 ‘큰 기술’로 인해 야당의 ‘삼각 연대’는 깨지게됐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임 실장의 대리 사과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안 심사에 복귀한다는 당론을 채택했다. 국민의당(40석)이 복귀하면 120석인 민주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어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이 불참해도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당에선 송영무 장관 임명 직후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추경안 심사에 복귀한다는 당론을 번복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우세했다고 당직자들이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인사 참사에 대한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있다면 국회 정상화에 나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은 추경심사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야3당의 국회 보이콧 삼각연대가 깨지고 국민의당이 국회 복귀를 선언한 만큼 한국당과 바른정당 역시 강경 일변도로 나설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버렸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승부수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당청 갈등 조장

 

다만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양보로 이뤄진 당청 공조에 대해 야권은 오히려 공세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야권에서는 추 대표가 국민의당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대신 유감 표명을 함으로써 추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것이 아니냐는 공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가) 사실 정치적으로 타격은 입은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에서 지금 추 대표 발언에 대해선 ‘동의를 하지 않는다’ 이렇게 발언했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청와대가 사과를 대신했기 때문에 (추 대표가) 정치적으로 상당한 데미지를 입을 것”이라며 “임종석 비서실장이 ‘(추 대표는) 대통령도 못 말리는 언컨트롤어블(Uncontrollable)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과로 추 대표에게 정치적 데미지가 갈 것으로 이해해달라’(라고 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추 대표 측 관계자는 “만약 그렇다면 추 대표가 양해를 했겠냐”며 “국민의당에서 추 대표를 치려고 청와대와 당과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penfree1@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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