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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날 무시해”... 9개월 만삭 며느리 목졸라 살해한 시어머니

범행후 유서쓰고 자살 시도했지만 생명 지장 없어

이상호 l 기사입력 2013/03/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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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시어머니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만삭의 며느리를 목 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3월 19일 살인 혐의로 시어머니 A(57)씨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같은달 18일 오후 6∼9시쯤 대구 달서구 본리동 자신의 집에서 며느리(34)를 목도리로 목 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며느리는 임신 9개월가량으로 다음 달 출산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며느리의 아들(5)이 사건현장에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쯤 “어머니와 아내가 안방과 거실에 각각 쓰러져 있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 인근 병원에 후송된 A씨의 신변을 확보했다.
사건현장은 참혹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안방에, 아내는 거실에 각각 쓰러져 있었다. A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만삭의 아내는 창백한 얼굴로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이는 충격에 빠진 듯 마루 구석에서 눈만 껌뻑거렸다. 집 안은 난장판이었다. 수면제 약이 곳곳에 흩어져 있고 빈 소주병 2개가 뒹굴고 있었다. 도화지에 큰 글씨로 쓴 유서가 눈에 띄었다. 어머니는 유서에서 “나 혼자 죽으려고 했는데 너(며느리)를 죽이고 죽겠다”고 적었다. “내가 깨끗이 빨아 입힌 손자 옷을 며느리가 다시 세탁기에 넣었다. 열심히 청소를 했는데 며느리가 잔소리를 하며 다시 청소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남편은 119에 신고해 아내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그는 “아내가 다음 달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통곡했다. 이어 아들은 경찰에서 “차량으로 10분쯤 떨어져 따로 살고 있는 어머니가 며느리 퇴근 때까지 손자를 돌봐줬다”며 “육아문제로 고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회사를 마친 며느리가 아들을 돌봐 주는 시댁에 들렀을 때 A씨는 술에 취해 있었다. 며느리는 손자 앞에서 술을 마신 시어머니를 타박했고 몸싸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수건으로 며느리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수면제 수십 알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B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우울증 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심해지면 현실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정신분열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환청, 환각 증세와 함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까지 생겨 살인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철 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심한 우울증은 가족의 관심만으로는 치유하기 힘들다. 병원에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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