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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빠진 아내 vs 음주 잦은 남편…이혼 책임 누가 더 클까?

[법원 판결문 통해서 엿본 치사찬란 송사 속 남과 여]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2/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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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활동, 음주 문제로 갈등을 겪다 이혼했던 부부 다시 '이혼 전쟁'

재판부 "아내의 종교활동 허용했던 남편 다시 비난…혼인파탄 책임"

 

2017년 입건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들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3.3%(7552)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감금·협박 등이 11.5%(1189), 스토킹, 주거 침입,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경범 등 기타 혐의가 1.3%(138), 성폭력 0.5%(50)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17(0.17%)이었고 살인 미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50(0.5%)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협박을 하는 등 악질 데이트 폭력범에 대해선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인이나 부부 간의 사랑에 금이 가거나 첨예한 갈등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부지기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처럼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기도 한다. 그래서 이혼(離婚)의 또 다른 이름은 치부(恥部)’라는 사람도 있다. 법원 판결문에도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긴 온갖 어지러운 정에 의해 벌어진 치정극이 전쟁처럼 얽혀 있다. 법원 판결문에 비친 남녀 간의 사랑과 전쟁의 이면을 들춰본다.

 


 

▲ 교회에 빠진 아내와 툭하면 술을 마시는 남편 중 혼인파탄의 책임은 누가 더 클까. <사진은 기사 속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교회에 빠진 아내와 툭하면 술을 마시는 남편 중 혼인파탄의 책임은 누가 더 클까. 이 부부는 '갈등-이혼-재결합-갈등-별거' 끝에 이혼과 위자료, 양육권, 재산분할 문제를 놓고 다시 법정에서 다퉜다.


A
(원고, 아내)B(피고, 남편)1999814일 혼인신고를 했으며, 그 사이에 자녀도 있다. 이들 부부는 아내 A씨의 종교 활동과 남편 B씨의 음주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다가 20012월 협의이혼을 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3년 후 재결합을 하여 200410월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서는 또 한 명의 자녀가 출생했다.

 

한 번 갈라섰다가 재결합을 한 후 아내 A씨는 종교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남편 B씨는 자주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신 후에는 아내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으며, 자녀들 앞에서도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

 

B씨는 20174월 자녀 송××의 아르바이트 문제 등으로 아내와 다툰 후 냉랭하게 지내다가 20174A씨에게 다시 욕설과 폭언을 했다. A씨가 이를 피해 집을 나갔으나, 며칠 후 B씨가 용서를 구하면서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종교 활동을 허용하겠다고 하자 귀가했다. A씨는 이후 토요일마다 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남편 B씨는 ××교회가 이단이며, ××교회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 등을 접한 후 아내가 교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 매우 못마땅해 했고, 자녀들 앞에서도 엄마를 비난하는 언행을 했다.

 

그러다 보니 A씨와 B씨는 아내의 종교 활동, 남편의 음주, 폭언 등을 놓고 계속하여 갈등이 있었다. 결국 A씨가 20181월 집을 나가면서 현재까지 1년째 별거를 하고 있고,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과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남편도 이에 맞서 이혼과 위자료를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부산가정법원 윤재남 판사는 A씨와 B씨가 각각 제기한 이혼 본소와 반소를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남편에게 1000만 원의 위자료를 물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윤 판사는 남편이 아내의 소송에 맞서 제기한 반소 위자료 청구는 이유가 없다며 기각 처리했다.

 

윤 판사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된 근거는 무엇일까? 20181219일 이혼을 선고한 판결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윤 판사는 먼저 A씨와 B씨의 혼인관계 파탄을 인정했다. 그는 원고(A)와 피고(B)가 본소, 반소를 각각 청구하면서 이혼을 원하는 점, 원고와 피고가 20181월부터 별거하고 있으며,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던 점, 원고와 피고는 이전에도 종교 활동, 음주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이혼했던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혼인파탄의 책임은 남편 쪽이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

 

윤 판사는 원고가 피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교 활동을 하여 갈등을 야기하고, 20181월 집을 나간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피고가 20174월 다툼 이후 원고에게 종교 활동을 허용한 점, 원고가 종교 활동에 심취하여 가사나 육아를 소홀히 한다거나 재산을 탕진한 정황이 없는데도 피고가 원고의 종교 활동을 매우 못마땅해 하며, 아내를 비난하여 갈등을 야기·심화시킨 점, 피고의 잦은 음주와 아내에 대한 폭언 등을 고려하면, 혼인관계가 파탄된 데는 피고의 책임이 원고보다 더 중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혼인파탄 경위와 책임 정도, 혼인기간과 별거기간, 원고와 피고의 나이, 재산상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남편이 아내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윤 판사는 또한 이들 부부의 재산분할 청구와 관련해 재산분할의 비율을 아내 40%, 남편 60%로 정했다.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로 남편이 아내와 첫 번째 이혼을 한 후인 200212월 부산 ××××동 아파트를 취득했고, 20131211500만 원에 매도하여 현재의 주거지 매수대금으로 사용한 점, 아내가 다단계로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등 돈을 일부 낭비한 정황이 있는 점, 그 밖에 분할대상 적극재산의 취득 경위 및 이용 현황, 그 형성 및 유지에 대한 남편의 기여 정도, 소득재산의 발생 경위, 아내의 나이, 직업, 혼인생활의 과정과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따라 남편 B씨는 아내 A씨에게 재산분할로 12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다.

 

자녀의 양육에 관해서는 친권자 및 양육자로 아내를 지정하면서 피고가 별거한 후 원고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양육상황, 양육환경, 자녀의 나이와 성별, 당사자들의 의사, 혼인파탄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이같이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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